①인터넷전문은행 특례도입에도 대주주 적격성 부담
네이버 동일인 이해진 GIO '고발' 당하기도
규제 느슨한 전자금융업 우회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포기한 네이버가 네이버페이 등 전자금융업을 통해 금융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협업 형태로 제한되어 있긴 하지만 은행 고유의 수신업무를 제외하면 모든 금융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만간 간편결제사업자에게 후불결제 서비스까지 허용하게 되면 혁신금융 서비스라는 이름 하에 네이버는 모든 금융업무를 영위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서 네이버는 금융회사에 적용되는 자본규제나 건전성 규제, 대주주 규제 등은 적용받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혜택을 보고 있다. 동일한 서비스에 대해 동일 규제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디지털타임스는 네이버의 금융업 진출을 둘러싼 논란을 기획 시리즈로 마련했다.

네이버의 금융업 진출 논란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서 연원한다. 동시에 (인터넷)은행업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자금융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서울시청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은산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주어야 한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정해 혁신 IT 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제혁신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 직후 박영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발의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엄격한 분리라는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한도를 34%로 확대한 것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의 핵심이다. 그렇지만 네이버는 2019년 1월 인터넷은행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같은해 9월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을 분사하면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 계획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네이버가 인터넷은행을 포기한 배경에는 대주주 관련 규제가 자리잡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인터넷은행 지분 보유 한도는 34%로 늘어났지만, ICT기업이 은행의 의결권있는 지분 4% 이상을 취득하려면 금융당국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4% 이상의 한도초과 지분 심사 과정에서 ICT기업과 그 최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관련 법령과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대주주 자격이 제한된다.

실제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지정 과정에서 계열사 신고 누락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이 때문에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공정위는 지난 2월 기업집단 네이버의 동일인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지정자료 누락 행위로 고발조치했다. 이해진 GIO에 대한 '고발'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네이버 입장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선택이 쉽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019년 12월1일 계열편입(네이버 지분율 82.34%, 나머지 지분은 미래에셋대우 전환우선주 형태로 보유).
네이버파이낸셜은 2019년 12월1일 계열편입(네이버 지분율 82.34%, 나머지 지분은 미래에셋대우 전환우선주 형태로 보유).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은산분리 원칙의 완화를 주문했던 문 대통령도 당시 "대주주의 사금고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대주주의 자격을 제한하고 대주주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의 보완장치가 함께 강구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그만큼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 규제는 피할 수 없다.

인터넷전문은행을 버린 네이버는 대신 전자금융에 집중했다. 2019년 11월 미래에셋대우와 공동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했다. 설립과 동시에 네이버파이낸셜은 선불전자지급 수단 발행업, 전자지급결제 대행업(PG), 결제대금예치업(ESCROW)을 등록했다. 올해 3월에는 전자고지결제업(EBPP) 등록도 마쳤다. 인터넷전문은행같은 수신업무는 할 수 없지만, 금융회사 계좌와 연계되면 선불지급 수단인 포인트를 지급할 수 있다. 네이버를 통한 상품 쇼핑 지급결제 정산도 가능하고 인터넷 상의 자금이체까지 할수 있는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달리 전자금융업자에 대한 대주주 규제는 느슨하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취득한 등록업무의 경우 주요 출자자나 대주주인 법인이 금융관련 법령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만 받은 경우만 결격 사유에 해당된다.

물론 네이버가 이 같은 이 점을 노렸다고 보기는 힘들다. 실제 네이버 역시 "현재 상황을 의도하고 기획했던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금융관련 법령에 더해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전력을 따지는 것과 비교하면 의도했든 아니든 자연스럽게 규제의 허점을 파고든 셈이 됐다.

이와 관련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은행이나 카드사 등) 기존 금융회사가 빅테크에 비해 억울한 부분에 동의한다"면서도 "왜 그렇게 해줬느냐는 질문에 대해 답하자면 핀테크라는 새로운 산업을 키워가고 싶어서 그 부분에 약간의 인센티브를 줬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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