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태풍의 눈으로 부각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음주부터 당권 레이스에 본격 돌입한다.
대세론을 앞세워 당권부터 장악한다는 게 이 의원의 복안이다. 이 의원의 움직임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정치권의 대선 시계도 본격적인 초읽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당 내에서는 '친낙'(친이낙연)과 '반낙' 간의 줄다리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대권·당권 분리론이 그 중앙에 있다. 대권 후보들은 당권 도전을 하지 말자는 것인데, 사실상 친낙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논리다.
◇ 태풍의 눈이 움직인다 = 14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인 이 의원은 이번주 호남과 강원에서 국난극복위 지역 순회 간담회를 2차례 진행한 후 활동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보고회 종료와 함께 위원장직을 내려놓고 8월 전대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출마의 변을 통해 당 대표가 되려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여의도에 사무실도 열 계획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그동안 당내 세력이 약하다는 게 단점으로 꼽혀왔다. 이번 대표 출마를 계기로 이 같은 단점도 극복한다는 게 이 의원 복안이다. 실제 대세론을 앞세워 빠르게 당내 세력을 규합하고 있다. 이미 설훈 박광온 이개호 전혜숙 오영훈 등 10여명의 의원이 주변에서 측면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당 내부의 분위기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된 뒤 대선 후보로 출마하게 되면 당 대표 임기가 7개월에 불과해 당권·대권 분리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 시작된 소용돌이 … 반낙의 공세 = 8월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중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대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의 전대 출마를 재고해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우 의원은 대선 전초전인양 비춰지면 당 대선 후보인 두 사람 중 누가 대표가 된다고 해도 상처를 입게 된다는 논리를 폈다.
페이스북에서 우 의원은 "당이 지켜줘야 할 대권 후보들 간의 각축장이 벌어진다면 두 후보의 상징성과 치열한 경쟁의 성격상 어떤 결과가 나와도 우리의 소중한 대선 후보에게 큰 상처만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권 주자 두 분의 출마가 굳어지면서 대선 전초전으로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7개월 당대표 불가론은 당내 또 다른 대선주자인 김부겸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대권 주자가 당권도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에 정면으로 반박하며 "당권과 대권은 분리되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우 의원의 발언은 두 의견을 모두 배척하는 듯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실상 '당권과 대권 분리론'에 기울어져 있다.
우 의원은 "위기 극복의 해법, 민주당의 가치와 노선 놓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며 "벌써 합종연횡, 힘겨루기, 대리 논쟁 등 낡은 문법들이 언론의 소재로 쓰이고 있다. 갈등과 분열을 반복하던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지 당내의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 의원은 지난 10일 이낙연 후보와 만난 직후 "연대는 가치와 노선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이른바 '비낙 연대'를 반대하는 메시지를 내 주목을 받았다.
◇ 시작된 소용돌이 … 친낙의 반격 = 고요한 태풍의 눈과 달리, 친낙과 반낙으로 나뉜 주변의 소용돌이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인호 의원이 이낙연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옹호하고 나섰다.
현재 민주당은 대선 후보인 이 의원과 김부겸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 의견을 밝히면서 당권·대권 분리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 의원은 부산 재선이자 친문(친문재인) 86 핵심그룹 중 한 명이다.
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향후 1년이 코로나 국난을 극복하고 개혁을 만들어낼 골든타임"이라며 "내년에 전당대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는 이유로 특정 정치인에게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라는 것은 무책임한 배제"라고 지적했다.
대선 출마 일정을 감안할 때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는 경우 그 임기가 7개월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한 반박인 것이다.
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도 총선을 1년 2개월 앞둔 2015년 2월 전당대회에 나섰고 총선에 승리하면 물러나겠다고 했다. 그해 연말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사실상 당 대표 실제 임기는 10개월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그것(7개월)은 짧은 시간이 아니라 엄중한 시간으로, 국난극복의 골든타임"이라고 전했다. 또 설훈 의원이 라디오에서 "대세는 이미 정해져 있다"고 언급하는 등 지지 그룹을 중심으로 이 의원 행보에 힘을 싣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의원총회 참석한 민주당 이낙연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