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1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와 관련해 "김정은 정권을 달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김정은 정권의 눈치만 보지 말고 G7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대한민국의 품격에 맞게 북한에 올바른 길을 제시하며 정의로운 중재자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태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여정이 지난 13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암시하고 군사도발 가능성을 거론했다. 김정은 정권의 대남 대미 협박은 과거보다 그 강도와 속도가 과해지고 있다"며 "김정은 정권은 아마도 평화무드를 어떻게든 유지해 보려고 안간힘 쓰는 우리 정부의 대북 저자세를 국가 전체의 나약성으로 오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태 의원은 이어 "그것은 대한민국 체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폐쇄적 국가 북한의 착각"이라며 "내가 지난 4년간 지켜 본 대한민국은 국민의 목소리가 정부 정책의 흐름을 바꾸고 국가 운영의 방향을 바로 잡는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국가다. 김정은 정권은 대한민국이 북한 체제처럼 정부가 결정만 하면 모든 것이 되는 국가가 아니라는 걸 아직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태 의원은 "대한민국을 향한 김정은 정권의 무례함이 도를 넘어설 때 국민의 인내에도 한계가 올 것"이라며 "전시 상황도 아닌 시기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개성공단에 있는 우리 국민 재산 몰수, 군사적 도발까지 저지른다면 이를 이해할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우리 정부의 대북 저자세는 국민 가운데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태 의원은 "북한도 남북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빠질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수 있음을 분명히 예상할 것이다. 남북한 모두의 치명상을 예상하면서도 벼랑 끝에 함께 서자는 김정은 남매의 속내는 뻔하다"며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켜 코로나19 사태와 국제적 고립으로 인한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면서, 미국 대선 전까지 미북관계에서 아무런 합의도 이루어 질 수 없는 상황을 알고 추후 협상에서 유리한 지위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무기 실험으로 나가려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태 의원은 북한을 향해 "이제 이런 구태한 행태를 그만 멈춰야 한다. 내가 북한 외무성에 있을 때나 지금이나 북한의 패턴이나 행태는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도 이제는 과거의 국제정세와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 법원은 UN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호를 몰수해도 좋다는 판단을 내렸다. 선박 매각 금액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석방 직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유가족과 2001년 북한 감옥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의 유족에게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베를린에서는 북한 대사관이 현지 기업에게 임대해 준 대사관 건물을 압류하여 운영수익을 북한 인권 피해자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법적 움직임이 물밑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 의원은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를 파탄에서 구원하고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했다. 이제는 대북정책에서 원칙과 중심을 잡을 때가 된 것 같다"며 "더 이상 약하고 비굴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북한 정권의 무모한 행동을 부추기는 촉진제가 될 수 있다. 벼랑 끝에 서 있는 북한과 함께 떨어질 것인지, 평지로 끌어올려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 것인지, 문재인 정부가 결정해야 할 순간이 임박해오고 있다"고 강경한 대북정책을 주문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태영호 통합당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안보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