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50년 가까이 '한국 대표 과자' 지위를 지켜 온 오리온 초코파이의 이미지에는 늘 '군대'가 따라붙어 왔다. '평생 안 먹던 초코파이를 군대에서 먹으니 맛있다'거나 '전역한 후에는 초코파이를 먹지 않는다'는 등의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 역시 초코파이와 군대의 연관성을 말해 주는 이야기다. 실제 지난 2017년에는 건군 69주년을 맞아 국군의 날 기념식에 21㎏짜리 초대형 초코파이가 사용되기도 할 정도다. 영화와 드라마 등 영상 매체에서도 군 생활을 보여주는 장치로 초코파이를 사용하면서 이 '군대=초코파이' 등식은 하나의 상식이 됐다.

그런데 정말 초코파이는 '군대에서만' 먹는 과자일까. 군 부대 밖에서는 초코파이를 사 먹는 사람이 없다는 말은 사실일까.

초코파이의 판로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의외로 TT채널이었다. TT채널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SSM 등을 제외한, 이른바 '동네슈퍼'와 '동네마트' 등을 아우르는 채널이다. 초코파이의 TT채널 매출 비중은 40%를 웃돈다. 이어 대형마트 매출 비중이 15%대를 차지했고 편의점과 창고형 마트, SSM 등이 한자릿수 점유율을 차지했다.

눈에 띄는 것은 군부대가 포함된 특수 시장이다. 매출 점유율이 10%에 불과하다. 연간 매출로 계산해 보면 80억~100억원 남짓한 수준이다. 적다고 할 수는 없지만 국내에서만 연 1000억원, 글로벌 연매출 5000억원을 올리는 초코파이 브랜드에 있어서는 그리 크지 않은 수치다.

즉, 초코파이가 군대에서만 먹는 과자라는 주장은 '거짓'인 셈이다.

매출이 TT채널에 집중되는 것은 초코파이가 제과 트렌드를 이끄는 2030보다는 중장년층에서 강세를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장년 이용 비중이 높은 TT채널에서 전체의 40%가 넘는 매출이 발생한 반면 2030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편의점과 이커머스에서의 매출 비중은 각기 7%, 3%에 불과했다.

오리온 역시 최근 들어 이같은 중장년 편승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리브랜딩을 시도하고 있다. 2016년에는 출시 42년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맛인 '초코파이 바나나'를 선보였고 지난해 말에는 떡을 접목한 '찰 초코파이'를 출시했다. 2017년부터는 제과업계 트렌드인 '계절 한정판'을 도입, 매년 봄 시즌에 딸기맛과 딸기&요거트맛, 피스타치오&베리맛 등을 시도했다.

성과도 따라왔다. 바나나 초코파이는 출시 후 대형마트·편의점 매출 비중이 50% 가까이 될 정도로 젊은 층의 지지를 받았다. 이후 출시된 찰 초코파이와 봄 한정판 제품들 역시 대형마트 매출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트렌드에 맞는 신제품 출시로 초코파이의 브랜드 이미지를 젊게 바꾸면서 비주류 소비층이었던 2030을 잡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초코파이는 올드한 이미지 때문에 젊은 층에게 인기있는 제품은 아니었다"면서 "최근 들어 트렌디한 신제품들을 연이어 내놓은 것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2030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오리온 초코파이가 가장 많이 팔리는 채널은 TT(전통 채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온 제공>
오리온 초코파이가 가장 많이 팔리는 채널은 TT(전통 채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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