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진영 시위 선제 진압 목적
경찰 정원 당초 계획보다 7%↑

24일 홍콩 도심 코즈웨이베이에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 참가자가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24일 홍콩 도심 코즈웨이베이에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 참가자가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처리를 강행한 중국이 홍콩 경찰력을 크게 강화시켰다. 홍콩내 범민주진영에 대한 전면 무력화를 위해 경찰 정원을 당초 계획보다 7% 늘려 3만8000여 명까지 증가한다는 계획이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홍콩 의회가 전날 승인한 2020∼2021년도 예산안에는 경찰 정원을 기존보다 7% 늘려 3만8000여 명까지 증가시키는 경찰력 강화 방안이 포함됐다.

이럴 경우 홍콩의 인구 10만 명 대비 경찰 수는 내년에 442명에 달해 최근 20년 동안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홍콩의 인구 대비 경찰 수는 지난 2002년 428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줄어들어 2007년 이후 400명 밑으로 떨어졌으나, 2014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 이후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 운영 예산도 전년도보다 무려 24.7%나 늘어 219억 홍콩달러(약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61억 홍콩달러(약 9천400억원)는 소총, 최루탄, 방패 등 시위 대응 장비를 구매하는 데 쓰이게 된다.

이는 전년도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처럼 강화된 지원을 바탕으로 홍콩 경찰은 시위에 대해 공격적인 선제 진압 전술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9일 강경파인 크리스 탕이 홍콩 경찰 총수인 경무처장에 임명된 후 홍콩 경찰은 폭력 행위나 불법 시위가 발생하자마자 시위 진압에 나서는 강경하고 적극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이러한 선제 진압 방식을 채택한 결과 지난달 27일 도심 시위 때는 시위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이 전면적인 시위대 체포에 나서 무려 360여 명을 일거에 체포하기도 했다.이러한 경찰의 공격적 전략이 최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홍콩보안법 강행에도 불구하고 홍콩 내에서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 등이 적극적으로 벌어지지 않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홍콩 재야단체는 당초 오는 12일에도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1주년 기념 집회를 열려고 했으나, 경찰의 불허에 이를 일주일 연기하고 12일에는 시내 선전전만을 전개하기로 했다.

홍콩 경찰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시위 진압 과정에서 무려 1만6223발의 최루탄과 1만108발의 고무탄, 2033발의 빈백 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 등을 발사했으며, 19탄의 실탄도 발사했다.

이로 인해 1700여 명이 부상했으며, 학생 3명은 실탄에 맞았다. 550여 명의 경찰도 다쳤다.

이러한 경찰의 공세적 전략이 홍콩인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홍콩 인권단체 민권관찰은 "홍콩의 경찰력은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이를 감시할 제도는 갖춰져 있지 않다"며 "정부가 경찰을 동원해 반대 목소리를 억누른다면 홍콩은 '경찰 사회'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광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