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상경영 체제 가동중
C쇼크·한일 갈등 심화 선제 대응
조 단위 M&A·대규모 투자 차질
이재용 구속 우려에 비관적 전망
재계 "국내 대기업들 느린 행보
포스트 코로나 대비 경쟁 뒤처져"

법원 앞 포토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7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앞에 포토라인이 설치돼있다.  연합뉴스
법원 앞 포토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7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앞에 포토라인이 설치돼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국제 갈등의 고조, 총수 부재 가능성으로 삼성전자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를 맞게 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육성으로 반도체 분야에서 초격차를 벌리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확률도 높아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나서야 하는 '조 단위'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투자 집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사태와 한·일 갈등 심화에 따른 반도체 사업 영향 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중국 간 대치가 '악화일로'인데다, 한일 외교갈등까지 다시 수면 위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코로나19 이후 비상경영 체제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다시 구속될 경우 코로나19 등에 맞선 '초격차'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미·중간 대치 심화에 이어 한일 외교갈등 문제까지 재발하면서 '퍼펙트 스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초격차' 무너지나… 흔들리는 반도체 코리아 = 우리나라의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 사업은 최근 국제정세가 급변하며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중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심화되며 국내 반도체 사업은 이미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워졌다.

여기에 최근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와 징용배상에 대한 한일 갈등이 다시 표면화됐다. 이에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내부적으로 '비상계획'에 돌입하고 일본의 추가 수출규제 강화 조치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은 물론 전 세계 해외법인 등을 통해 협력사 상황 등 관련 정보도 수집 중이다.

일본발 악재가 가시화할 경우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이후 대체소재 확보도 아직 완료되지 않았는데, 신규 투자계획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자에 차질을 빚게 될 경우 한국의 반도체 '초격차'도 좁혀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128단 낸드플래시, 10나노급 D램 등 최첨단 메모리 양산을 앞두고 있다.

만약 일본 정부가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PR),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규제대상을 확대할 경우 한국 반도체 산업은 물론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붕괴까지 촉발시킬 수 있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해외기업 M&A 활발한데… 뒤처지는 韓 = 커져가는 불확실성에 코로나19 사태가 덮치며 국내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M&A)를 꺼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티니브는 최근 발간한 '글로벌 M&A 시장동향 보고서'에서 올 1분기(1~3월) 전세계 인수·합병 규모는 총 6980억달러(약 842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9694억달러)보다 무려 28%나 줄어들었다. M&A 성사 건수도 9616건으로, 1년 전에 비해 1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M&A의 축소는 경기위축에 따른 전세계적인 흐름으로 풀이되지만, 세계적인 기업들은 오히려 이를 기회로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는 영국의 화물운송 스타트업인 비컨에 1500만달러를 투자했고, 애플은 지난 4원초 일주일만에 스타트업 인수를 3건이나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기업들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회사 가치가 낮아져 글로벌 IT 기업들이 현 시점을 M&A의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대비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중 삼성전자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당분간 M&A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돼 구속된 지난 2017년 2월 이후 굵직한 M&A를 발표하지 않았다. 대형 M&A는 지난 2016년 11월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것이 마지막이다. 이후 이 부회장이 석방된지 6개월만인 2018년 8월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고, 최근에는 반도체에만 130조원을 쏟아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술 확보를 위한 M&A 역시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 삼성전자는 '시계제로'에 처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코로나19 이후에 대비하고 있으나 국내 대기업들의 행보는 상대적으로 느리다"며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할 시점인데 대내외적 요소가 나오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한탄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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