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삼성, 新경영 선언 27주년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라"라고 임직원들을 질책하며 '신경영'을 선언한지 27주년을 맞았다.

신경영 선언 후 '초격차'를 벌린 삼성전자는 현재 연간 300조원 이상의 매출과 시가총액 세계 20위권 기업으로 도약했지만, 또 한번 사상 초유의 총수 공백 가능성에 긴장감만 감돌고 있다.

7일로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지 27주년을 맞았다.

공교롭게도 오는 8일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심사를 받게 돼 별다른 기념행사 없이 지나갈 전망이다. 검찰의 이 부회장 구속과 겹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미·중 무역 분쟁에 한·일 갈등까지 삼성전자는 악재에 겹겹이 둘러 쌓여있다.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은 회장직 취임 5년차였던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나왔다. 그해 초 미국 한 가전매장을 찾았던 이 회장은 소니, GE 등 제품에 밀려 삼성 제품이 귀퉁이에 밀려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른바 '세탁기 사건'은 실질적인 신경영 선언의 도화선이 됐다. 세탁기 뚜껑 부문 부품이 들어맞지 않자 직원들이 칼로 깎아내는 모습이 사내방송 몰래카메라에 포착됐고, 격노한 이 회장은 독일 출장에서 임원들을 불러모았다. 이 부회장은 6월7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호텔에서 "바꾸려면 철저히 다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고 일갈했다.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한 이듬해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브랜드 애니콜의 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였고, 세계 최초로 256Mb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1996년에는 1Gb D램을 선보였다. 이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선두 기업이 된 토대로 평가된다. 생산현장에서 불량이 발생하면 가동을 중단하고 문제점을 완전히 해결하는 '라인스톱제', 불량 무선전화기 15만대를 수거해 태워 없애는 '화형식' 등도 유명한 일화로 꼽힌다.

실제 삼성전자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1993년 삼성전자가 한 해 동안 올린 매출은 41조3646억원이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은 314조5122억원으로, 단순 수치상만으로는 7배가 넘게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자산 역시 1993년 40조9645억원에서 지난해 802조9093억원으로 늘어났다. 국내외 임직원의 숫자도 20만명에서 50만명 이상으로 두 배 넘게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100조원이 넘는 투자로 다른 기업들과 '초격차'를 벌리겠다고 선언한 참이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총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1위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자칫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한 충격파가 반영되며 실적도 떨어지고, 미·중 무역 분쟁과 한·일 갈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던 참이었다. 하지만 검찰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당분간 회사의 온 신경을 총수 구속 여부에 집중시킬 수 밖에 없게 됐다.

이날 삼성전자는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삼성의 임직원들은 최선을 다할 것이며,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최대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며 "삼성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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