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은진 기자] 정부가 올해 목표로 했던 전기승용차 보급 진행률이 10% 수준에 그치자 수요가 폭증한 전기 화물차로 보조금을 돌리기로 했다. 애초 차종별로 잡아놨던 예산을 '돌려막기'하는 것이다. 시장 흐름을 읽지 못한 채 의욕만 앞세워 목표치를 책정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당장 정부가 올해 목표로 했던 20만대 보급도 현 추세라면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4일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환경부가 진행 중인 전기화물차 수요가 많이 늘어나 상대적으로 저조한 전기승용차 보조금 일부를 투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 환경부가 올해 세웠던 전기차 보급 목표치와 판매량을 비교하면 승용차와 화물차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보급 목표 달성률이 10%대에 머무는 승용차와 달리 화물차는 약 60%에 달하고 있다. 애초 환경부가 세웠던 올해 전기차 보급 목표는 승용차 6만5000대, 화물차 7500대다. 국내 완성차 5개사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등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국내서 팔린 전기차는 약 8000대로 집계된다. 작년 5월(1만4141대)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별도로 판매 집계를 밝히지 않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판매량을 더해도 1만대를 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본격적으로 시판 중인 화물차의 경우 4500대가량이 팔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전기화물차의 보급 목표는 1톤만 떼서 보면 본예산 기준 목표 5500대다. 이를 고려한 보급 목표 달성률은 81.05%에 달한다. 이번 3차 추경에서 전기화물차 예산이 5500대 더 늘어나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큰 틀에서 전기차 보급 정책은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정부는 올해 누적 기준 전기차 2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기준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10만3700대다. 5월 국내외 업체 판매량이 1500여 대에 그치고 있어 이를 더하더라도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전기차 43만대를 보급할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이는 매년 10만대 이상 보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10만대는 2013년 국가 전기차 민간보급 사업이 실시된 지 8년 만인 올해 달성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전기 승용차 수요가 저조한 것은 코로나19 때문에 생산 자체가 늦어지고 있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며 "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올해 전기차 사업 계획을 세우고 공고를 낸 것이 2, 3월이기 때문에 1분기 수요를 따졌을 때 5월 기준 시기적으로 아직 실적이 충분히 나오지 않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해명했다.김양혁·은진기자 m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