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심화영 기자] "힘들게 아이를 갖게 된 만큼 제 아이를 위하는 마음으로 화장품을 만들었습니다."
아기용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줄리아루피'를 운영 중인 세상의모든아빠 오경환 대표는 12년 간 중국에 거주하면서 여성복 디자이너이자 사업가로 성공을 거뒀다. 결혼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동대문 도매사업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밤에 일하고 낮에 자는 일이다 보니 같이 사업을 했던 아내의 건강이 좋지 못했다. 이후 여러 차례 시도 끝에 귀한 딸을 얻게 됐으나 아이는 침독, 태열, 아토피 등 피부 트러블을 겪었다.
피부가 약했던 자신의 아이를 위해 외국에서 좋다는 화장품은 다 써봤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전까지 운영했던 사업을 뒤로 하고 아이가 안전하게 믿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직접 만들어보자고 생각하게 됐다. 오 대표는 1년 6개월여 간 연구개발, 6개월여 간 샘플 테스트를 거쳐 수딩젤과 아토로션 등을 포함한 줄리아루피 르 레스쁘띠 7종을 제작했다.
이들 제품에는 그의 아이가 직접 그린 그림이 새겨졌다. 오 대표는 "아이 화장품인 만큼 엄마들에게 예쁘게 보이면서도, 아빠가 아이에게 뭔가 해주려는 마음을 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3월부터 아이에게 좋을 만한 성분을 찾기 시작했다. 그 중 알게 된 것이 '블랙커민씨'였다.
오 대표는 "이집트, 터키 등지에서 암예방과 피부에 좋은 원료 10가지를 추렸는데 이들 중 하나가 블랙커민씨였다"면서 "빵에 뿌려 먹을 정도로 안전하고 면역질환, 천식, 알러지 개선에 도움을 주는 원료로 여기에 캐모마일꽃, 티트리잎 추출물을 조합해 염증완화에 극대화된 성분을 찾았다"고 소개했다. 이들 원료의 혼합물을 추출해 화장품 원료로 만드는 기술은 2019년 1월 '커민포뮬라코어덤'이라는 이름의 국내 특허로 등록됐다. 화장품 원료는 모두 화장품 성분 안전지수(EWG GREEN) 1급~2등급만 사용했다.
오 대표에 따르면 직접 제작한 샘플을 아이에게 발라줬는데 일주일도 안 돼 피부가 개선됐다. 이후에도 6개월 간 여러 사람들에게 샘플 제품을 제공하며 아이 피부 개선 효과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며 검증 과정을 거쳤다. 좋은 성분을 이용해 자신의 아이에게 맞는 제품을 만들려고 했던 아빠의 바램은 SNS를 타고 인플루언서를 통해 전파됐다.
직접 효과를 본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SNS를 통해 제품을 소개하고 공동구매를 제안해 왔다. 오 대표는 "홍콩 출신 유명 가수 오우비는 자신의 SNS에 아토피로 고생하던 자신의 아이가 줄리아루피 제품을 사용하고 매직처럼 아토피가 없어졌다는 내용을 올린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성인 고객도 늘었다. 초기에는 아이를 위한 구매가 대부분이었는데, 현재는 자신이 직접 사용하려는 성인층 구매가 전체 매출 중 40% 수준이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지난해 6월 온라인몰을 연 줄리아루피는 8개월 만에 30만 개 이상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재 회원 수는 약 5000명으로 이중 실구매자는 97%에 달한다.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홍콩 베이비페어에 참여한 뒤 현지 유명 유아용품 브랜드인 유진베이비에 입점했다. 연내 일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아이 때문에 마음 고생을 안 하면 엄마에게 더 삶의 여유가 생긴다"며 "그게 보람된 일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