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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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안녕들 하신가요?"

동학개미들에게 주가가 묻는다. 코로나 19의 팬데믹(세계 대유행) 속의 주식 시장에 개미들이 푹 빠졌다.

상식적으로 지금 시장은 변동성이 크다. 코로나 19 사태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기업들 실적은 바닥인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주가는 상승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우상향의 긴 꼬리가 코스피 날갯짓에 그려진다.

지금까지 코스피 추세는 동학개미들을 웃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 웃음이 계속 갈까?

쉽지 않을 수 있다. 우선 28일 한국은행의 경제 전망이 어둡다. 여기에 코로나 19 팬데믹(세계 대유행) 이전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키웠던 미중 무역전의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 '진격의 동학개미' = 삼성전자는 동학개미 운동의 표석이다. 많은 개미들이 외국인에 맞서 하락장에서 삼성전자를 매수했다.

28일 오전 9시1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000원(2%) 오른 5만900원에 거래 중이다.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5만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일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외국인 매도세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힘을 쓰지 못했지만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타는 등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폭락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주식은 삼성전자였다. 3월 한 달 간 개인의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는 4조9587억원이었고 4월과 5월에도 각각 4368억원, 1조1585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매도세에 맞서는 모습이 동학운동 당시의 모습과 비슷하다며 생겨난 이름이 '동학개미'다. 이 동학개미는 코로나 19 팬데믹에 맞서 우리 주식장세를 지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락장이 시작하던 3월 2일~31일 기간동안 증권시장에서 개인들은 코스피 시장 11조1869억원, 코스닥 시장 2986억원 가량 순매수하며 급락하는 시장을 방어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각각 12조5550억원, 2975억원 순매도한 것에 비하면 과거와는 역할이 상반된 모습이다.

결국 우리 주식시장은 코로나 19 팬데믹 공포 속에서도 과거 IMF시절이나 글로벌 금융위기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 애병필승(哀兵必勝)? = 노자 명언에 '애병필승'이란 말이 있다. 적에 분노한 감성의 군대는 반드시 이긴다는 의미다. 분노에 두려움을 잊었으니 패할리 없는 게 정답이다.

하지만 과연 주식시장에서도 노자 명언이 통할까? 주식시장은 냉혹한 숫자의 세계인데 과연 '동학'이라는 감성적 투자가 가능할까?

정답을 아직 미지수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그만하다'는 평이 맞을 듯 싶다. 3월 19일 코스피가 장중 저점인 1439.43을 찍으며 시장은 패닉에 빠졌지만 '동학개미'의 힘으로 빠르게 회복했다. 코스피의 경우 3월 2일 2002.51에서 이달 27일 2031.20으로 마감하며 낙폭을 대부분 회복하고 오히려 1.43%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중 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버, 셀트리온 등이 30% 내외의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5만5000원이었던 주가가 4만9900원으로 9.27% 빠져 좀 부진한 편이었다. 그런 삼성전자마저 28일 오전 5만 원대로 안착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 낙관은 금물 = 28일 한국은행의 경기전망은 '동학개미'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우리 경제총생산량(GDP) 성장 전망을 마이너스(-) 0.2%로 낮췄다. 한은이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기는 11년만의 일이다. 한은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 마이너스(-) 1.6%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았다. 사실 한은의 이 같은 전망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우리 주요 기업들의 성장세는 이미 꺾인지 오래다. 지난해 주요기업들의 수익은 이미 반토막이 난 상태였다. 여기에 코로나 19 팬데믹 사태까지 덮친 것이다. 예상외로 다른 나라 기업들에 비해 우리 기업들이 코로나 19의 영향이 덜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본격적인 코로나 19 영향의 반영은 3분기는 되야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 이전 세계 경제를 짓누른 미중 무역전 역시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코로나 19 이후 혼돈의 세계에 개미들이 신중한 태도가 요망되고 있는 것이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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