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기업 逆차별 등 우려도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 바이오협회 제공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 바이오협회 제공

송승재 디지털헬스산업협회장. 디지털헬스산업협 제공
송승재 디지털헬스산업협회장. 디지털헬스산업협 제공

전진옥 비트컴퓨터 대표. 비트컴퓨터 제공
전진옥 비트컴퓨터 대표. 비트컴퓨터 제공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서울대병원 제공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서울대병원 제공


전문가들 전망

국내 원격의료 도입 시기가 더 늦춰질 경우, 대한민국의 '의료주권'과 미래 의료산업의 트렌드 둘 다 놓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바이오 및 헬스케어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의료가 미래 의료산업의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에는 환자-의사 간 원격의료가 대면진료를 보조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원격의료 서비스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이와 관련한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산업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지출문제가 심각해지고,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진료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원격의료 도입은 필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원격의료 도입을 계속해서 망설이게 되면, 충분한 의료기술, IT기술력을 갖추고도 이 모든 것들을 놓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맞는 의료시스템을 갖춰야 할 때"라며 "중국 바이두를 시작으로 미국,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원격의료를 하고 있는 상황이며 향후에는 의료재정 문제 때문에라도 원격의료를 반드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기술과 IT기술은 원격의료를 하기에 충분히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30만 건의 전화상담·처방 등 시범 사례들도 축적했다"며 "이제 정부가 원격의료를 사회적 논의의 장으로 끌고나와 중재자 역할을 해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가 원격의료에 필요한 기반 인프라를 갖추고도, 규제 때문에 원격의료 산업 트렌드에 뒤쳐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 부회장은 "이미 나라밖에서는 원격의료 시스템, 플랫폼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원격의료 서비스가 활발해짐에 따라 영상데이터 가공, AI 등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더 이상 주저하면 의료주권 뿐만 아니라 의료산업의 트렌드까지 모두 놓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격의료 도입에 지지부진한 국내 상황이 토종 기업에 대한 역차별과 국민의 의료선택권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송승재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장장은 "대부분의 의료선진국들이 비대면 의료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비대면 의료 도입을 주저하고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특히 해외 비대면 의료 서비스를 언제든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국내 도입을 가로막는 것은 토종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라 할 수 있으며, 데이터 역외반출 등도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 의료선택권은 물론, 개인정보 보호 및 이동권의 보장을 위해 국민들이 비대면 의료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도록 전향적으로 판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우리나라는 원격의료 시장에서 뒤쳐지기 시작했다. 특히 원격의료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도 점점 더 벌어져, 미래 의료기술 패권경쟁에서 아예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몽골, 태국 등 여러 나라에 원격의료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을 갖고 있는 토종 기업인 비트컴퓨터의 전진옥 대표는 "일상에서 우리의 라이프 로그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웨어러블 모니터링 기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의 치열한 플랫폼 주도권 경쟁이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고,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석 솔루션, 서비스의 발굴 등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의 약 40%가 집중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아직도 원격의료가 시범 사업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정부가 원격의료 도입 논의를 촉발시킨 만큼, 어떤 형태로든 물꼬를 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그동안 원격의료 도입에 부정적이었던 의료계 일각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느슨해져 있는 진료전달체계에 대한 정비를 보완하는 방안과 함께 원격의료 도입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혈당 모니터링, 부정맥 모디터링 등 원격의료 기술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자그룹들에 대해서 전향적으로 시도해 보고, 1차 의료기관 중심의 원격의료 시범사업 플랫폼 구축 등이 전향적으로 논의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어 "무엇보다 원격의료가 환자가 본인의 필요, 선택에 따라 안전하게 시행돼야 하는 만큼, 시범사업을 병행해가며 이러한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이라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의료민영화에 대한 우려는 원격의료가 건강보험의 틀 안에서 진행된다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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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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