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영의 역설

왜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애포사 오조모·캐런 딜론 지음/부키 펴냄


1960년 이후 지금까지 가난한 나라들을 돕는 개발원조에 4조3000억 달러 이상 투입됐다. 그러나 그들 다수는 여전히 가난하다. 심지어 20개국은 오히려 더 가난해졌다. 왜 지구촌 가난구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었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과연 무엇인가. 책은 그동안 개발원조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방법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저자들은 밀어붙이기식 원조의 실패라고 규정한다. 우물을 파주고, 위생과 보건, 교육 자원 등을 해왔지만 잠시 나아지는 듯하다 다시 과거로 회귀했다. 부패를 척결하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으나 이 역시 지속 가능하지 못했다.

밀어붙이기식 전략을 '끌어안기식' 전략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각종 인프라를 개선하고 제도 정비, 부패척결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오랜 세월에 걸쳐 생활 속에 깊이 뿌리박힌 사회구조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개발국에서 부패는 달리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출구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부패의 대체물, 즉 도덕적 책임 이상의 그 어떤 것을 제공하는 것으로 해결해야 한다. 저자들은 어떤 사회가 가치를 저장하거나 유통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메커니즘이 인프라인데, 미처 준비되지 않은 나라에 밀어붙여진 인프라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들이 제안하는 전략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해 수익과 일자리, 문화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법이다. 이를 끌어당기기 전략이라고 명명했다.

공저자 중 저작의 내용을 주도한 저자는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교수다. '파괴적 혁신'으로 21세기 위대한 경영사상가의 한 명으로 꼽히는 크리스텐슨은 자신이 젊었을 적 한국에서 모르몬교 선교사로 일하며 보냈던 2년의 경험이 가난의 해결에 천착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토로한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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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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