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가 재정 건전한 편"
여당 일부는 추경 50조 주장도
예정대로 3차 추경이 확정 땐
올해 GDP 대비 국가채무 45%
재계 세금 부담 늘어날 가능성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우리 국가재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서도 매우 건전한 편"이라며 확장재정 기조 강화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 진압을 위해 일단 돈을 살포하겠다는 의지다. 여당 내에선 3차 추가경정예산 규모를 최대 50조원 안팎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라 살림을 위한 씀씀이는 커지고 있지만, 증세 등 정작 수입을 늘리는 방안은 언급되지 않았다. 6월까지 올 들어서만 3차례에 달하는 추경으로 불거진 재정건전성 악화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증세'가 유일한 대안으로 지목돼왔다. 이미 올해 최대 30조원에 달하는 '세수펑크' 우려마저 나온 상태다. 재계는 결국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한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文 "국가재정 매우 건전"…"재정이 코로나19 치료제"=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1, 2차 추경을 뛰어넘는 3차 추경안을 신속하게 준비해 주기바란다"고 했다.

실제 3차 추경은 11조7000억원, 12조2000억원의 1·2차 추경을 합친 것보다 큰 30조원 규모로 거론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 추경이었던 2009년 28조4000억원을 뛰어넘는 '매머드급'이다. 여당 내에선 "40조∼50조원 안팎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재정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불을 끌 때도 조기에, 초기에 충분한 물을 부어야 빠른 진화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국내 경제는 수출 급감과 함께 서비스업 위축이 제조업 등 전 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20일 우리나라 수출액은 203억18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3% 줄었다.

기업들이 수출에서 '직격탄'을 맞은 충격은 고용 시장으로 퍼지고 있다. 지난 4월 취업자 수는 2656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47만6000명 줄었다. 외환위기 여파를 맞았던 1999년 2월(65만8000명) 이후 21년 2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문 대통령은 "그야말로 경제 전시 상황"이라고 했다.

◇나라빚 늘어도 돈 계속 풀겠다는데…"누구 돈으로 메우나"= 오는 6월 예정대로 3차 추경이 확정되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5% 안팎으로 치솟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올해 경상성장률 0%, 3차 추경 규모를 30조원으로 가정했을 때다. 여당에서 나오고 있는 규모로 추경을 확대하면 비율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미 나라 곳간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올 1분기 국세 수입은 69조5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조5000억원 줄었다.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실은 3월 기준 국세수입 진도율로 올해 국세수입 규모를 시산해 본 결과 국세수입이 예산보다 최대 30조원 부족할 것으로 분석했다.

곳간을 채우기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다. 소비세, 부가가치세 등을 손질하는 게 비교적 쉽지만, 현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 결국 기업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아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기업들 사정이다. 올해 1분기 세수 감소의 주요인은 작년보다 6조8000억원 줄어든 법인세였다. 3월에만 법인세수가 1년 전보다 6조원 줄었다. 3월 전체 세수 감소액(6조1000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만큼 법인세는 국세수입 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수출 중심인 우리나라에서는 증세를 통해 눈앞의 작은 이익을 쫓기보다는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여주는 것이 향후 세수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업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면 자연스레 돌아오는 기업도 많아지고, 투자도 늘 텐데 정부 정책이 반대 방향으로 가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리쇼어링(국내 U턴)을 하겠다며 증세를 하면 오히려 잘 있던 기업도 나갈 수 있다"며 "규제 완화로 법인세를 낮추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순리"리고 말했다.

박정일·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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