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진하는 디지털세 과세대상에서 휴대전화, 가전, 차 등 소비자 대상 제조업은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5일 '디지털세의 해외 도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OECD 합의안이 디지털세 도입 목적과 우리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흔히 '구글세'로 불리는 디지털세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과 같이 물리적 고정사업장 없이 국경을 초월해 사업하는 디지털 기업에 물리는 세금을 말한다. 현재 법인세는 기업의 물리적 고정사업장이 있는 국가에서 부과가 가능한데, 디지털 기업은 물리적 고정사업장 없이 이윤을 창출하면서도 법인세가 과세되지 않는 영역이 생겨 과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디지털세 도입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OECD 사무국은 지난해 10월 디지털세와 관련한 국가 간 협상 촉진을 위해 시장 소재지에 과세권을 부여하고, 초과이익에 대한 과세권을 국가 간에 비례적으로 할당하기로 하고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OECD는 올해 말까지 디지털세 과세 방안을 마련하고 3년 내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당초 디지털세 도입 명분과 달리 논의 과정에서 과세 대상이 디지털서비스 뿐만 아니라 일반 제조기업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면서, 매출 7억5000만 유로(약 1조원) 이상의 글로벌 제조기업에도 디지털세를 적용하기로 OECD 참여국들은 합의했다. 대상 제조사업은 컴퓨터, 가전, 휴대전화, 옷·화장품·사치품, 프랜차이즈(호텔·식당), 자동차 등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이 포함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활동하는 외국기업이 내는 디지털세보다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이 해외에서 부담하는 디지털세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동원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디지털세 목적과 국익의 관점에서 잘못된 점은 수정되도록 정부가 주장할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세 논의의 핵심은 글로벌 IT 기업들의 조세회피를 막자는 것인데, 여기에 디지털 사업과 관련이 없는 소비자 대상 기업을 포함하는 것은 입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 부연구위원은 "아시아 국가들과 공조체제를 구축해 디지털세 과세대상에서 소비자 대상 사업이 제외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OECD 합의안은 소비자 대상 사업이 많은 한국, 중국, 인도,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게 한경연 지적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우리나라 과세주권이 침해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유리에 붙어 있는 삼성 로고 뒤로 직원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유리에 붙어 있는 삼성 로고 뒤로 직원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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