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9개월 만에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25.1%나 감소했다. 우리의 주요 수출국들이 경제활동을 중단하거나 감축하면서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해외로부터 부품소재 조달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코로나 팬데믹이 글로벌 상품서비스 수요공급망(GVC, 글로벌 밸류체인)을 무너뜨린 결과다. 특히 무역의존도가 큰 한국경제에 GVC의 붕괴는 치명적이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한국경제의 GVC 참여율은 55%(2017년 기준)로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에 비해 높다.

지난 2월에는 중국으로부터 자동차에 들어가는 와이어링 하니스가 수입되지 못해 국내 자동차 공장이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2월 자동차 생산은 26%, 수출은 25% 감소했다. GVC 붕괴는 자동차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로 파장을 일으킨다. 반도체도 최근 미중 갈등으로 공급망이 위협받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원천기술이 들어간 첨단제품을 중국 화웨이에 공급할 경우 사전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과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의 대중 수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게다가 세계 주요국들의 수입선들이 우리상품을 싣고 간 배의 입항을 늦춰달라는 이른바 '슬로우스티밍'(저속운항)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주요국들은 GVC가 무너지자 자국 내 또는 자국 중심의 안전한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품과 서비스 시장의 보호주의도 높아지고 있다. 내수와 국내 공급망 확대로 위기를 넘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최근 정부가 우리기업을 국내로 유턴시키기 위해 '리쇼어링'의 인센티브를 강화키로 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수도권 공장총량제 완화, 세제·금융지원 확대, 주52시간근로제와 최저임금제 등 노동·임금 규제 완화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내수 확대를 위해서는 재난지원금 외에 개별소비세 인하기간 연장과 적용품목 확대, 오프라인 대형쇼핑몰 규제 한시적 폐지같은 과감한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는 GVC 복원은 힘들다고 봐야 한다. GVC가 정상화되기까지 국내 공급망과 내수를 키워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여기에 초점을 맞춰 기업은 생존전략을, 정부는 산업정책을 짜야 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