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단체, 방통위·과기부에 질의
텔레그램 등 해외 업체와 역차별
이용자 사생활·권익 침해도 우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기업들이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한 'n번방 방지법' 등 규제 법안에 반발하고 나섰다. 카카오톡 등 국내 SNS 등에 대한 사적 검열및 의무화 조치만 강화되고, 정작 타겟이 돼야 할 텔레그램 등 해외 업체들은 법망에서 빠질 가능성이 커 역차별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3단체는 인터넷 규제법안인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과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에 입장을 묻는 질의서를 공동 발송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7일 이들 법안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데 따른 조치다. 질의서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모든 이용자의 게시물·콘텐츠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우려에 대한 입장 △해외 사업자와의 역차별 문제에 대한 대안 등 내용이 담겼다.

먼저 이들 단체는 과방위서 가결된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과 관련해, 방통위에 이용자의 게시물 등을 살펴보는 것은 개인 사생활 침해하는 것이라 질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민간 인터넷 기업이 불법 촬영물 유포를 이유로 국민 개인의 이메일·메신저 등을 감시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인터넷 업계는 "인터넷기업들은 사생활 보호·통신비밀 보호 등 헌법적 가치 침해 및 사적 검열 논란 발생을 우려한다"며 "불법 촬영물에 대한 유통방지 의무를 위해 이용자의 사적 공간에까지 기술적·관리적 조처를 하라는 것은 민간 사업자에 사적 검열을 강제하는 것"이라며 "이와 관련, 개인정보 침해에 따르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해외 업체와의 역차별 문제도 제기했다. 이들 단체는 "n번방 사건은 텔레그램에서 발생했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이번 개정안이 과방위를 통과했다"면서도 "해외사업자의 메신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도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밝혔다. 이어 "텔레그램은 서버가 어디 있는지 공개된 바 없으며, 담당자와의 직접적인 소통도 쉽지 않아 사실상 법집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학계 등의 우려"라고 밝혔다. 즉 국내 사업자에게만 또 하나의 의무가 추가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이들 단체는 과기정통부에도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과 관련한 질의서를 보냈다. 개정안은 국가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에 민간의 데이터센터(IDC)를 포함하는 것이 골자이다.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IDC가 작동하지 않아 데이터가 소실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로 발의돼 역시 과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인터넷 업계는 "해외 사업자들의 리전이나 임대 IDC를 활용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고 공정하게 법의 적용이 가능할지, 국내 기업에만 족쇄를 채우지는 않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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