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국민 고용보험' 전문가 반응 경기 악화에 세수펑크 우려 커져 영세 자영업자 혜택 못누려 문제 코로나가 끝나야 논의해볼 여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 혜택을 받는 '전 국민 고용보험시대'의 기초를 놓겠다"며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보험 가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경제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이 부족한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라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안 그래도 씀씀이가 커진 재정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말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 국민 고용보험시대는 하나의 정치적 수사"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결국 정부가 재정의 상당 부분을 떠맡아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재의 고용보험 제도는 말 그대로 노사(勞使), 두 당사자가 부담하고 있는데, 근로자인지 사업주인지가 불분명한 사람들에게까지 고용보험을 확대한다면 이에 따른 재정은 정부가 보조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문 대통령이 조속한 시행을 약속한 '국민취업지원제도'를 두고서도 "자칫 재정만 투입된 채 근로 의욕을 떨어트리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가 적극적 고용정책을 펼칠 경우 과거 이탈리아나 스페인이 겪었던 것처럼 지하경제 규모가 커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도를 통해 지원금을 주더라도 각 소득에 맞춰 차등화해 지급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우리나라 근로자 중 자영업자 비중이 대략 25% 정도고, 특수고용직 종사자도 있다 보니 (고용보험) 사용자분을 누가 내느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미 복지 측면에서 지출이 많다 보니 재정 문제가 대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미 올해 '세수 펑크' 이야기까지 나오는 데다, 경기가 악화하면서 세금이 잘 안 걷힐 전망"이라며 "그래서 어려운 과제"라고 덧붙였다.
다만 박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기댈 곳이 없는 게 현실이다. 특히 고용보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큰 문제"며 "문 대통령이 밝힌 방향은 맞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고용보험은 사업자와 노동자가 반반씩 부담하게 될 텐데, 지금은 사업자에 해당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지원을 펴도 모자란 상황"이라며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 위기가 종식돼야만, 코로나19로 인한 고용보험 확대 의제를 논의해볼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부연했다. 1995년 고용보험 도입을 위해 관련 연구에만 3년여 시간이 걸린 점을 들어 "올해 중 논의가 시작되긴 어려울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보험 확대에 따른 효과, 지속 가능성, 부작용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수반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자칫 고용 악화를 유발할 가능성마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