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치 밑돈 1분기 성적표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던 이커머스와 편의점, 홈쇼핑 업체들도 잇달아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식품·생활용품 등의 매출이 늘긴 했지만 전반적인 시장 침체 영향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지난 1분기에 매출 1조3931억원, 영업이익 185억원을 기록하며 기대치를 밑돌았다.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3.2%)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30%나 빠져나갔다.

코로나19 영향을 정면에서 받은 대구·경북 지역 점포들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간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제주도나 공항 등 특수 부지 점포 매출까지 급감하며 실적 개선에 실패했다. 실제 CU의 경우 제주 지역 점포가 GS25보다 100개 이상 많은 478개(2018년 기준)에 달한다. 대구·경북에 위치한 점포도 1000개가 넘는다.

대표적인 코로나19 수혜업종으로 꼽혀 왔던 이커머스 역시 막상 성적표를 받아들자 당황스러운 눈치다. 대형마트에서 수요가 넘어온 식품과 생활용품 등은 예상대로 매출이 늘었지만 외출 자제 기조로 패션·뷰티와 여행·레저·티켓 등의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1분기 실적을 공개한 인터파크와 11번가 등이 모두 적자전환했다.

티켓과 여행, 레저 매출 비중이 높은 인터파크의 경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 50억7100만원에서 올해 13억6100만원 적자로 전환했고 11번가도 43억원 흑자에서 48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레저·패션·여행 등의 영역에서 거래가 감소했다"며 "시장상황과 경쟁환경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 비용이 증가하며 적자전환했다"고 말했다.

홈쇼핑업계 역시 일제히 영업이익이 후퇴했다. GS홈쇼핑은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387억원에서 올해 314억원으로 23.2% 줄었고 CJ오쇼핑(-9.8%)과 현대홈쇼핑(-16.3%)도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부가세 환급분 영향이라는 설명이지만 2018년과 대비해도 큰 폭의 감소율을 나타내 코로나19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품과 생활용품 등에서는 예상대로 거래가 크게 증가했지만 이외 부문에서 사회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실적 개선에 실패했다"며 "식품과 생활용품 등 대형마트와 품목이 겹치는 곳에서 강점이 있는 곳들만 호실적을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코로나19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됐던 기업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코로나19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됐던 기업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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