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애인이 보고 싶을까? 그리운 부모형제가 보고 싶을까? 꽃피는 산골이 보고 싶을까? 그보다, 나는 진짜 소변을 시원하게 보고 싶다!
본원 단골 환자인 A씨는 모임에 갔다가 곤란한 일을 겪었다고 한다. 저녁 회식자리에서 반주로 소주를 몇 잔 마시고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에 갔는데 소변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더라는 것이다. 소변을 보고 난 뒤에도 방광에 소변이 남아있는 기분이 들어 귀가 후 집에서도 밤새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소변을 찔끔찔금 보다가 고통 끝에 내원했다. 이것 저것 묻고 진찰을 해보니 전립선 비대증이 심해서 소변이 잘 나오지 않은 것이다.
전립선비대증을 구체적으로 증상별로 보자.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증상, 한참 서있어야 소변이 나오는 지연뇨, 아랫배에 힘을 주어야 소변이 가능한 복압배뇨 증상, 그리고 대다수 유증상자들에게 나타나는 소변줄기가 가는 세뇨 증상 등이 있다.
전립선은 남성만이 가지고 있으며, 남성 사정액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정자를 자양하고 운반하는 전립선 액을 만드는 기관이다. 방광의 앞쪽에 서 있다고 해서 전립선(前立腺)이라 불리고 요도를 감싸고 있다. 대부분의 남성이 50~60세에 이르면 전립선 비대증이 생기는데, 이른 경우엔 30~40세의 남성에게서도 관찰되기도 한다. 남자 신생아에게도 전립선은 반드시 존재하는데 발견되기 힘들 정도로 크기가 작다. 그러나 사춘기가 되면서 전립선도 커지는데 30세를 전후로 일정한 크기에 이른다.
그러나 40세 이후엔 점차 전립선의 지방조직이 비대해지고, 비대해진 전립선은 요도를 압박하고 이로 인해 소변을 시원하게 보는 것이 힘들다. 초기엔 배뇨 횟수가 평상시보다 증가하고 소변 볼 때 시원한 느낌이 없이 뒤가 무른 느낌을 나타낸다. 증상이 진행되면 배뇨 횟수는 더 증가해 화장실을 수차례 들락거리게 되고 밤에 수 차례나 소변 때문에 잠을 깬다.
또 소변을 보려면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요도의 통증만 느끼게 된다. 소변이나 정액에 피가 보이기도 한다. 이런 경우 정상적인 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 전립선의 비대증 여부는 손가락을 항문에 넣어 전립선을 촉진하거나 초음파로 확인한다.
한방에서 전립선 비대증은 인체의 아래 부위인 하초(下焦)의 양(陽)의 기운이 부족한 증세를 지칭하는 '신장(腎臟)의 양허(陽虛)' 증세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소변이 시원치 않으며 전립선에서 남성 호르몬을 생성하는 능력이 저하되어 성욕감퇴나 발기력의 저하가 나타난다. 이때는 신장의 양기(陽氣)를 보해주는 보양제를 처방한다.
민간요법으로는 이뇨 작용과 소염 작용이 있는 팥이나 호박씨, 옥수수 수염 말린 것을 자주 달여 마시는 것도 배뇨에 도움이 된다. 평소 따뜻한 물로 반신욕을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반면 장시간에 걸친 운전이나 배뇨를 참는 것은 전립선의 충혈과 부종을 초래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담배나 알코올, 붉은 고지방 육류나 인스턴트 음식은 피해야 한다. 감기나 알레르기 치료에 쓰이는 많은 양약에도 항히스타민제가 들어있어 소변의 저류를 촉진하므로 좋지 않다. 몸을 차게 하거나 전립선 부위를 자극하는 승마나 자전거 타기 역시 피해야 한다.
전립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자주 걷는 것은 필수적이다. 가능하면 PC근육 조이기나 복식호흡 같은 운동을 하는 것도 생식기 주변의 속근육들을 강화하므로 전립선 기능 보호에 좋다. 흔히 전립선에 이상이 있다고 금욕생활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행동이다. 주기적인 성생활은 전립선액의 생성과 배출을 도와 오히려 전립선기능이 개선되는 데 도움이 된다. 대표적 전립선 건강기능 보조식품인 쏘팔메토(Sawpalmetto)는 효과가 있다 없다 설이 분분하다. 다만 최소한 톱야자는 먹어서 몸에 해로운 성분이 있다고 알려진 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