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당 1689달러·g당 6만7019원 기록 美中무역전쟁 이어 코로나 쇼크 강세 요인 금 펀드 수익률도 최고 72% 성과내기도 BoA "내년 10월 온스당 3000달러 예상" 증권가 "전례 없는 수준… 비중 확대해야"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 평소 금 투자에 관심이 없던 40대 한모씨 최근 이직을 하며 받은 퇴직금을 굴려 목돈을 만들고 싶었다. '자고나면 뛴다'는 금 투자로 최근 쏠쏠한 수익을 얻고 있단 친구의 말이 솔깃하다. 오를대로 오른 것 같은 금 가격이지만 이번엔 한 번 사볼까 고민 중이다.
# 60대 자산가 이모씨는 2년 전 환테크에 더한 금 투자 접점을 찾고자 달러로 투자하는 금 ETF에 투자해 큰 수익을 냈다. 올 초 환매 후엔 원화로 거래되는 금 현물계좌에 그 돈을 고스란히 담았다. 결과는 금값 고공행진. 코로나발(發) 금융위기 속에도 자꾸만 웃음이 번진다.
금값이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6일(현지 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금 가격은 온스당 16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일주일 전 1730달러보다 내려온 수준이지만 6개월 전 1500달러에도 못 미쳤던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기간을 넓혀 1년 전(1306달러), 3년 전(1270달러)과 같이 보면 큰 폭의 오름세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금 가격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6일 기준 그램(g) 당 6만7019.63원을 기록 중인데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6만원에 채 못 미쳤다. 4만원대 후반이던 때가 벌써 1년 전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 충격 불확실성과 불안감은 금값 상승에 탄력을 붙였다.
◇코로나발 불안감엔 금 투자로 '보험효과'= 높아진 몸값에도 주요 시중은행과 증권사 VIP센터에는 금 현물을 확보하려는 자산가들이 몰려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낀 경기침체 먹구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안전자산인 금으로 돈이 흐르고 있다.
7일 김진곤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상무는 "불안할 땐 아무래도 달러와 금이다보니 고객들의 매수 문의가 큰 편"이라며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속 불확실성에 보험효과가 필요하단 판단이 들어 선취매했고, 코로나 직후에도 매수세를 높였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PB도 "요즘엔 금 매수 문의가 가장 많은 편이다. 조금 전에도 고객 주문에 원화로 거래되는 금 시장에서 기천만원 수준의 매수주문을 넣었다"며 "지금 가격이 높아보이지만 본격적인 상승세는 시작되지 않았다"고 했다. 2분기가 지나 고비를 한 차례 넘기고 나면 달러 유동성이 또 한 차례 넘칠 것이고 현재 막혀있는 유동성과 함께 흐름이 풀리기 시작하면 금값은 더 오를 것이란 얘기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 2라운드가 점쳐지는 현 상황에선 달러 인덱스가 강세인데 그렇게 되면 금값도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며 "올 연말이 될지, 내년이 될지 모르지만 긴장상태가 풀리고 유동성이 돌리면 기축통화인 달러는 약세가 되고 금 가격은 상당 폭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 대선 전 불확실성에 금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시나리오,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 역시 금값 강세 요인"이라며 "어떤 시나리오에도 금은 가져갈 만한 밸류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금은 이자나 배당이 나오는 것이 아닌 순수 캐피탈게인(자본이득)만 얻을 수 있는 자산인 만큼 보험효과로 5% 내지는 10% 정도로만 비중을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고 72%…금 펀드 수익률도 훨훨= 현물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금 펀드나 금 ETF도 대안이다. 금값 상승에 덕분에 펀드 수익률은 치솟은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설정된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12개 금 펀드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4.32%로 집계됐다. 1년 전에 금 펀드에 돈을 담았다면 평균 수익률은 이보다 3배 높은 43.74%에 달한다.
상품의 성과는 환헤지 여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났다. IBK자산운용의 '골드마이닝증권펀드'는 1년 71.96%의 수익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블랙록자산운용의 '월드골드펀드'는 같은 기간 63.88%의 성과를 내며 그 뒤를 이었다. 두 상품은 모두 환헤지 전략을 사용하지 않은 펀드로 최근의 달러 강세로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냈다. 환헤지 상품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ETF'가 레버리지 전략을 통해 60%대의 높은 성과를 거둔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골드선물특별자산ETF'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골드선물특별자산ETF'는 그 절반 정도의 수익을 거뒀다.
환헤지는 선물환 계약 등을 이용해 펀드 매수시점과 매도 시점의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위험을 없애는 전략이다. 환율이 떨어지면 추가 손실을 막을 수 있지만 대신 환율이 오르면 추가 이익 기회는 사라진다.
◇계속 오를까, 이게 끝일까= 금값 질주에 이견은 없어 보인다. 단기간 내 역사상 최고치를 도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금융그룹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경우 현재 1700달러 수준인 1온스 당 금 선물 거래가가 이르면 내년 10월 3000달러를 찍는다는 예상까지 내놨다. 앞서 제시한 목표가 2000달러보다 무려 1000달러나 상향 조정한 것으로 마이클 비트머 BoA 소속 연구원은 보고서 이름을 '미국 연준은 금을 찍어낼 수 없다'고 달았다.
여의도 증권가의 시각도 하나 같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어게인 2011, 전고점 돌파 예상'이라 이름한 보고서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금 가격 랠리가 재현돼 12개월 내 금 가격은 2011년 9월 기록한 전고점, 온스당 1900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말로 갈수록 록다운 해제에 따른 정책 효과 가시화와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 완화로 달러화 강세가 진정되면 금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으로 인플레이션 헷지 자산인 금 투자 매력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장기 금 가격 목표치 2000달러를 하우스뷰로 제시한 곳도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전례 없는 수준의 유동성 확대와 경기침체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보이고 있다"며 금 투자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과 함께 이같이 정했다.
대신증권은 '금만 안전자산'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김소현 연구원은 "금 가격은 단기간 내 역사상 최고치를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코로나가 진정되더라도 달러 강세 압력 약화는 추후 금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