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무역협상 이행도 재차 압박
불이행땐 합의안 사실상 파기수순
美·中 무역전쟁 재발화 불보듯
中 "대응 실패, 비난 화살 돌려"
합의 종료 우려에 다우 0.9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미국 내 대유행 사태와 관련해 중국을 겨냥, "진주만 공격보다 나쁘다"고 비난했다. 중국 책임론을 강하게 지적하면서 미중간의 '코로나갈등'이 무역전쟁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이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하면서 여론의 비판을 받자 비난의 화살을 중국으로 돌리려는 것에 불과하다며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는 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에서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팬데믹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7만명 넘는 사망자를 낸 코로나19의 피해를 "지금까지 우리가 가진 최악의 공격"이라고 언급하며 "이는 진주만보다 더 나쁘다. 세계무역센터보다 더 나쁘다"고 말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폭격으로 2000명 이상의 미국인이 목숨을 잃었고, 2001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등 동시다발적 9·11 테러로 2977명이 희생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을 미국이 공격받은 것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 발언 가운데 가장 격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이와 같은 공격은 절대 없었다.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며 "중국에서 멈춰졌을 수도 있었을 텐데. 이는 원천에서 멈춰졌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중국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과 관련한 질문에 중국이 의무를 이행하는지 약 1주나 2주 이내에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1차 무역협상 합의안을 지키지 않을 경우, 무역협상 합의안을 깰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1월 미국과 1단계 무역합의를 타결하면서 향후 2년간 농산물 320억 달러를 포함해 미국산 재화와 서비스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구매를 약속했다.

1차 무역협정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산 제품 1200억달러(약 147조원)어치에 대한 관세를 절반가량인 7.5%로 줄였다. 하지만 2500억달러(약 306조원)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그대로 유지했다. 만약 중국이 2000억 달러어치의 미국 상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으면 1차 미중 무역합의안을 파기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러스가 우한연구소에서 발원했다고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는 코로나 유래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겠다고 밝히면서 중국을 향해 "그들이 투명하길 바란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지도부의 코로나19 중국 발원설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응은 강경하다. 중국 당국은 중국 발원설을 주장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아무런 증거도 없이 중국을 모함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코로나19 발원지 문제는 과학의 영역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주장에 대해 "그는 아무런 증거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증거를 제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미중 무역 합의 종료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이날 뉴욕증시는 장 막판 하락 반전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218.45포인트(0.91%) 내린 2만3664.64로 마감됐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도 20.02포인트(0.70%) 하락한 2848.42를 기록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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