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6일 경영권 승계과정의 불법여부와 노조 설립 방해 등 일련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날 사과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지난 3월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의혹에 대한 사과, 무노조 경영 폐기, 시민사회와의 소통 등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의 사과에서 핵심은 삼성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이다. 대기업 기업군의 경영권 승계가 대를 이어 이뤄져온 한국적 상황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이번 이재용 부회장의 자녀 오너경영 승계 포기 선언은 한국 기업사에 이정표적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 주요 민간 기업들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최고 의사결정권은 오너가 배후에서 행사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삼성의 차세대 오너경영 포기는 다른 기업으로 연쇄 파급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오너경영 체제와 전문경영인 체제를 흑백논리로 판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오너경영이 독단적이고 불투명하며 오너일가의 사익에 봉사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으나 전문경영인 체제도 대리인 문제 등 다양한 문제점이 있다. 산업 재편의 속도가 빨라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오히려 빠른 의사결정과 책임의식이 중요한데 오너경영은 그런 점에서 전문경영인체제 보다 유리하다. 기업이 처한 상황과 시대에 따라 경영 형태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오너경영을 무조건 구시대물로 치부해선 곤란하다.

삼성그룹은 이제 새로운 변화의 기로에 섰다. 이 부회장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언한 이상 각 계열사의 경영과 기업문화에 새 바람이 불 것이다. 삼성은 누가 뭐래도 한국경제를 떠받치는 대표 기업이다.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다'는 말처럼 '삼성에 좋은 것은 한국에도 좋다'고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삼성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먼지털기 식 수사는 정상 궤로 돌려야 한다. 기업 승계 과정에서 위법을 판단하는 데도 일반의 과잉금지원칙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 그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이익이라면 더욱 그렇다. 삼성 이 부회장이 진실된 마음으로 사과한 만큼 삼성에 대한 사시(斜視)를 접고 발목을 잡고 있는 소송도 조속히 마무리함으로써 맘껏 뛰게 해줘야 한다. 삼성도 국민의 여망을 받들어 더욱 윤리적이고 투명한 경영을 보여줘야 한다. 기업은 사업으로 국가에 보답한다는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초심에서 삼성을 둘러싼 해법과 삼성의 진로를 찾아야 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