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살림살이가 심상치 않다. 올해 1분기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54조원을 넘어서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를 온전히 반영하지 않은 것인데도 그렇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코로나19 경제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돈 들어갈 곳은 줄줄이 있는데, 세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7일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 2020년 5월호'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누적 관리재정수지는 55조3000억원 적자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조1000억원 늘었다.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적자 규모다.

관리재정수지는 총수입에서 총지출 뺀 뒤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수치다. 정부의 순재정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정부의 재정 악화는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지출을 크게 늘렸지만, 들어오는 돈이 그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올 들어 3월까지 정부의 총수입은 119조5000억원, 총지출은 164조8000억원이다. 작년과 비교해 총수입은 1조5000억원이 줄어들었지만, 총지출은 26조5000억원 증가했다. 그 결과 올 3월까지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도 45조 3000억원 적자를 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조원이 증가한 것이다.

총수입 감소는 1분기 국세 수입이 전년보다 8조5000억원 감소한 69조5000억원에 그친 탓이 컸다. 3월에만 국세수입은 전년보다 6조원 급감한 2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국세 수입은 대부분의 세목에서 작년보다 감소했다. 1분기 법인세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조8000억원 감소했고, 같은 기간 부가가치세도 1조2000억원 줄었다. 관세와 기타 세수 역시 각각 3000억원과 1조8000억원 감소했다. 소득세(1조6000억원)와 교통세(3000억원)는 소폭 증가했다.

나라 곳간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2019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국가부채는 174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 중 정부가 직접 갚아야 할 국가채무는 728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8조3000억원 늘었다.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금 수입이 더 줄어드는 가운데 돈 나갈 곳은 줄줄이 예고된 만큼 재정건전성은 지속 악화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들어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1차 추가경정예산 11조7000억원 중 세입경정 8000억원과 예비비 1조원을 제외한 사업예산 가운데 86.7%를 이미 소진했다. 애초 국회 통과 후 2개월 내 75%를 집행하겠다는 목표보다 빠른 속도다. 이어 2차 추경을 애초 세출 구조조정만으로 추진하려 했지만, 재난지원금 수령 대상이 전 국민으로 확대하며 3조4000억원의 적자 국채를 발행키로 했다. 이에 따른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89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여기에 오는 6월 편성되는 약 30조원 규모의 3차 추경까지 고려하면 관리재정 적자 규모는 약 120조원 규모로 확대된다.김양혁기자 mj@dt.co.kr

재정수지 추이(누계 기준). <기획재정부 제공>
재정수지 추이(누계 기준).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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