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코로나19 쇼크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글로벌 드림'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그간 공격적으로 확장했던 해외 면세점이 독이 돼 돌아왔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본격 도래할 경우, 해외 면세점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호텔신라의 면세사업(TR)부문은 영업적자 49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면세 사업 의존도가 높은 만큼, 호텔신라는 연결 기준으로 영업손실 66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분기 실적을 공개한 2000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낸 것이다. 호텔신라의 면세 사업 매출 비중은 90%에 달한다.
호텔신라의 면세사업 부문은 그 동안 해외 사업을 가장 활발히 전개해왔던 만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충격이 더욱 컸다. 가뜩이나 국내 면세점 손실도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면세점마저 적자를 내며 손실 폭을 키웠기 때문이다.
이부진 사장은 일찌감치 글로벌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해외 면세점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2014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제1~4 여객터미널을 시작으로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등 세계 최초로 아시아 3대 국제공항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해외 매장은 싱가포르·홍콩·마카오 등 공항 세 곳, 일본·태국 등 시내 2곳이다.
올해 1분기 신라면세점은 해외에서 영업적자 120억원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이마저도 해외 공항들이 임대료 인하에 나서면서 선방한 수준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충격 여파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둔화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미국, 중동, 아프라카 등지를 중심으로 여전히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전 세계 면세업계는 올해를 기점으로 기나긴 빙하기에 접어들 공산이 크다. 일각에서는 올 가을 들어 2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관련 업계에서는 호텔신라의 면세사업 부문 적자가 적어도 3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일부 국가에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나 각국간의 입국 제한 및 금지 조치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신라면세점 업황 회복은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면세점의 영업적자는 올해 3분기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호텔신라의 해외 면세점은 오히려 수익성을 악화의 원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해외 면세점이 외형을 크게 불리는 데는 성공한 반면 아직 유의미한 이익실현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이 순탄할 때는 적자를 충분히 감당 할 수 있었지만, 1분기를 시작으로 적자 난이 본격화할 경우 해외 면세점의 손실을 언제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해 말 기준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을 운영하는 싱가포르 현지 법인은 매출 6561억원을 냈지만, 당기손실 152억원을 기록하며 현지 진출 이후 5년째 적자 행진 중이다. 마카오 법인 또한 지난해 38억원 당기손실을 냈다. 앞서 신라면세점은 또 다른 마카오 법인을 적자 부담으로 청산 한 바 있다. 올해 1분기에도 해외 면세점을 운영하는 법인의 손실은 불가피하다.
이는 코로나19 여파가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이 사장의 공격적인 행보도 브레이크가 걸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호텔신라 관계자는 "현재는 우리 뿐 아니라 모두가 어려운 처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