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가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건강 이상설 관련 긴급 전문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소속인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흘 이내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진짜 큰 문제다. 정상업무를 못 하는 상황이라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또는 와병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윤 외통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김정은 건강 이상설'의 진위를 파악하는 한편, 북한의 급변사태를 어떻게 대비할지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미래통합당 소속 외통위원인 정병국·정진석 의원과 김용현 전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이용준 전 외교통상부 차관보 등이 참석했다.
윤 외통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김정은 사망설', '권력 공백 사태' 언론보도에도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주일 또는 열흘 안으로 김 위원장이 나오지 않는다면 와병설이 기정사실화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윤 외통위원장은 "(김 위원장이) 전략적 판단 하에 정상 업무를 하지 않고 있다면 일주일 안에 나와서 이목을 집중시키는 행태를 보일 수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와병설이 사실이거나 코로나19 자가격리 둘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위중설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긴 했으나 김 위원장의 사망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는데는 한 목소리를 냈다. 유 원장은 "김 위원장 이후 후계권력을 누가 장악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대응이 중요하다"면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승계 또는 직책상 2인자인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대응한 뒤 김여정에게 승계, 집단지도체제에서 군부로, 숙부인 김평일이 승계하는 4가지 유형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 원장은 "북한의 수용후계자론을 보면 백두혈통만이 승계가 가능하다"면서 "김여정은 후계 절차를 3분의 1도 밟지 않았고, 우상화 작업도 진행되지 않았다. 김여정이 후계자가 되더라도 역할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김 전 본부장은 "'김정은 위중설'의 진위는 북한에서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고 했으나 "김정은 유고에는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본부장은 "권력 승계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던 간에 북한 기득권의 권력투쟁은 불가피하다"면서 "권력투쟁이 군부 쿠데타 또는 내전으로 이어져 대량 탈북사태와 무정부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에) 불안정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리에게 어떤 위협이 있나 분석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국지도발, 핵·생화학무기·대량살상무기 위협, 전쟁 도발 등의 위험성을 짚으며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이 전 차관보는 "권력 승계 경쟁이 급변사태 치달을 가능성이 대단히 적다.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처할 자세가 필요하다"며 "북한에서 새로운 체제가 들어설 때 미·일·중·러 등 주변국과 긴밀한 안보 협력 체계를 구축하면서 차분한 외교 대응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수그러들지 않자 정부와 여당은 재차 '특이동향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면서 신중론을 제기했다. 통일부는 이날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도 밝혔듯 현재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는 입장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정례브리핑에서 "계속해서 (김 위원장의) 위치나 동선을 뒷받침하는 정황들이 다양한 소식통을 이용해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정부가 드릴 말은 계속 동일하다"고 이상설에 선을 그었다. 청와대 역시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 확산을 우려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최근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김 위원장은 건재하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도 이를 시인하거나 부인하는 등의 단정적인 반응을 일체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