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를 반대하는 과정에서 과거 자신이 검사 시절 김종인 전 총괄 선대위원장의 뇌물 사건 자백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김종인 뇌물사건은 "슬롯머신 사건의 고검장들 연루 건을 수사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대검찰청에 파견을 나가 있었을 때 일"이라면서 "1993년 4월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때 함승희 주임 검사의 요청으로 20분 만에 김종인 전 경제수석의 뇌물 사건을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향해 "최근 잇단 노욕에 찬 발언들을 보면서 당이 이러다가 풍비박산 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다"며 "이제 그만 공적 생활을 정리하고 정계에 기웃거리지 말라. 그만하면 오래도 했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차떼기 정당' 경력을 가진 우리 당이 뇌물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대표직을 채운다는 것이 이치에 맞는 일이라고 보는가"라며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비대위원장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합당 지도부의 총사퇴와 4·15 총선 당선인 대회를 통한 당 고문 중심의 비대위 구성을 제안했다.
통합당 공천에서 탈락, 무소속으로 4·15 총선 대구 수성을 선거에 나서 당선된 홍 전 대표는 통합당 복당을 추진하는 동시에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혀왔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 등에서 '70년대생·경제 전문가 대선후보론'을 강조하고 외부인 청년층과 당내 혁신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대위를 꾸릴 가능성을 내비치자 과거를 거론하면서까지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홍 전 대표가 사실상 전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 전 위원장을 견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