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를 겪으면서 세계 경제 강국들 사이에서 '제조업 탈중국'론이 번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서 미국, 유럽, 일본 등 국가들의 과도한 중국제조업 의존도가 재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제조업의 탈중국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중국은 외국 제조업체를 붙잡는 싸움에 직면했다'는 제목의 분석 기사에서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이 코로나19 출구 전략을 짜면서 '탈중국' 흐름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이들 국가중 일본의 행동은 가장 빠르다. 일본 정부는 22억 달러 규모의 기금 운용 계획을 공개하면서 자국 기업이 중국에서 나와 자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으로 이전하는 것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대중국 강경파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우리 산업을 중국 같은 나라에 의존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전례 없는 위기를 극복하고 나서 반드시 취약한 산업 사슬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정부가 자국 기업의 국내 복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SCMP는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의료 장비와 의약품의 경우 각국이 심각한 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탈중국 흐름이 가장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의 예측을 소개했다.
의료 물품 공급사인 프리미어의 마이클 알커 회장은 "N95 마스크의 경우 코로나19 대유행 전 해외 생산과 국내 생산 비용은 각각 30센트, 34∼36센트가량이었다"며 "우리가 뉴욕에서 본 (코로나19 확산) 장면이 널리 퍼지면서 앞으로는 공급 사슬이 심각하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 기업들의 탈중국 행렬이 실제로 현실화한다면 중국에는 당혹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
중타이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쉰레이는 이런 주장들이 당장은 중국에 위협이 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도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러한 '탈중국' 주장이 정치적인 의도와 뒤섞여 있다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제조 기지이자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벗어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상하이 미 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 응답자의 70%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공급망을 해외로 옮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커 깁스 상하이 미 상공회의소 회장은 "래리 커들로가 미국 기업이 모국으로 이전할 때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한 언급을 봤지만 그게 진짜 비즈니스 수요에 근거를 둔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기업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은 여행 가방을 싸서 나가는 것 같은 게 아니고 매우 많은 요인을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