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을 틈타 중국의 '반도체굴기'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고 한다. 세계 다른 국가들보다 코로나19 홍역을 먼저 치른 중국이 공장을 재가동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장비 소재 업체들이 중국으로 몰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3월 중화권 IC(집적회로) 생산과 수입 모두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증가했다. 보고서는 심지어 "중국 반도체 수요에 있어 코로나19의 영향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중국 반도체산업의 급성장은 대규모 국내 수요가 바탕이 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대거 물량을 투입할 수 있는 것도 힘이다. 중국정부는 '중국제조 2025'를 내세우며 2025년까지 1조위안(17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자급률을 현재 15%에서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대표적 반도체 업체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코로나19 확산 중에도 반도체 공장 가동과 증설을 강행해, 최근 128단 3D QLC(쿼드레벨셀) 낸드플래시 샘플의 성능 테스트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주장의 진위와 제품 수율이 의심되지만 사실이라면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이 우리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셈이다. 무엇보다 코로나사태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지난해 미국이 중국의 첨단산업을 견제하며 미국과 유럽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대중 수출은 제한됐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사태로 규제에 틈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파상공세에 맞서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자금으로 지원할 필요는 없다. 두 기업 모두 자금동원력은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사업환경 조성이다. 설비와 R&D 투자가 제때 이뤄지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전자 평택 팹의 송전선 가설이 주민 반대로 5년이 지연된 것은 뼈아픈 점이다. 이런 일을 정부가 나서서 해소해줘야 한다. 반도체 소재와 장비를 생산하는 후방산업 기업들을 지원하는 일도 정부의 임무다. 반도체 인재양성도 적극 나서야 한다. 대학의 반도체학과 학생들이 군 입대 대신 산업체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할 수 있는 문호를 더 확대해야 한다. 그러면 더 좋은 인재들이 반도체산업에 뛰어들 것이다.민관이 혼연일체가 돼 반도체 우위를 꼭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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