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지시 어겨 특정금전신탁 운용
고령자에 특정금전신탁 가입권유하면서 숙려기간 무시
신탁계약 종료시 신탁보수 안내 안해

신탁업을 겸영하는 기업은행이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위탁자인 고객의 지시사항을 지키지 않았고, 고령투자자에게 특정금전신탁 상품 가입을 권유하면서 충분한 숙려기간을 부여하지 않았다. 신탁업을 수행하는 금융회사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고객에 대한 충실의무와 내부통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기업은행 특정금전신탁신탁에 가입한 고객(위탁자)은 2017년 5월17일부터 8월9일까지 특정 종목의 전자단기사채에 총 26억6500만원을 투자하도록 지시했다. 그렇지만 수탁자인 기업은행은 고객이 운용지시서에 기재한 내용과 다른 종목의 금융상품을 편입했다.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규정 등에 따르면 신탁업자는 특정금전신탁의 자금을 운용할 때 위탁자가 지정한 방법을 따라야 한다(자본시장법 제105·108조,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06·109조, 금융투자업규정 제4-85조 참고). 이에 금융감독 당국은 기업은행에 1억2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위탁자의 운용지시를 준수하지 않은 것만이 아니다. 기업은행 신탁부는 2016년 1월8일부터 2018년 6월28일까지 2년 넘게 신탁재산을 운용하면서 총 252건(6594억원)의 채권매매거래에 대한 주문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신탁업 등 금융투자업을 수행하는 금융회사는 업무 수행 관련 자료를 기록·유지할 의무가 있다(자본시장법 제60조,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62조, 금융투자업규정 제4-13조 참고).

또 기업은행은 2017년 5월24일부터 2018년 5월24일까지 1년동안에 걸쳐 만 70세 이상의 고령투자자에게 특정금전신탁 상품 가입을 권유하면서 2영업일 이상의 숙려기간을 부여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투자 성향이 투자하려는 상품에 적합하지 않은 투자자의 경우 2영업일의 숙려기간을 두도록 지도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2017년 1월2일 금융감독원의 행정지도에 따라 숙려 제도를 내규에 반영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 외에 기업은행은 특정금전신탁 계약 종료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도 이를 고객에게 안내하는 절차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 기업은행은 신탁계약 기간이 종료되거나 신탁목적을 달성하는 등 신탁계약이 종료되면 신탁잔액의 일정 범위에서 신탁보수를 부과하고 있다. 고객에게 불필요한 신탁보수를 부과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금감원은 신탁계약 종료시 해당 고객에게 우편이나 문자 등을 통해 신탁계약 종료 후의 신탁보수를 안내해주도록 지도했다.

고객의 운용지시를 지키지 않고 신탁 관련 기록유지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동안 기업은행의 금전신탁 수탁고는 특정금전신탁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2016년 말 5조1953억원이던 특정금전신탁 수탁고는 2019년 말 12조1113억원으로 133% 불어났다.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자료 =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 = 금융통계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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