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1분기 영업손실 전망
매출 94% 국제선 '개점휴업'에
항공기리스료·직원급여도 부담
항공 지원책 염두 자구책 해석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제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조원태(사진) 한진그룹 회장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핵심계열사 대한항공의 1조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지난 3월 국제선 여객 90% 이상이 감소하는 가운데 지속하는 고정비 부담에 매출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부도를 막기 위한 '실탄' 마련을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조만간 정부 측이 항공업계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는 것을 염두에 둔 자구안 성격이라는 해석도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기 위해 주요 증권사들과 주관사 선정 등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과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최대주주는 한진칼(보통주 기준 29.96%)이다.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하면 33.34%에 달한다. 나머지 지분은 국내외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들이 나눠 가지고 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하면 할인율과 주가 전망 등에 따라 참여하지 않는 주주가 생길 수 있다. 이때 발생하는 실권주는 주관사단을 구성한 증권사들이 소화할 예정이다. 시장 예상대로 대한항공이 1조원 유상증자를 주주 배정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최대주주인 한진칼은 대한항공에 3000억원가량을 투입해야 한다.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추진은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올해 4월 2400억원을 시작으로 올해 내 5700억원에 대한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를 포함 올해 내로 상환·차환해야 하는 빚은 4조4594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말 ABS(자산유동화증권) 6000억원을 발행했다. ABS는 향후 항공권을 판매해 벌어들일 수익 예상치를 기준으로 돈을 빌린 것이다. 일종의 '돌려막기'인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악화한 경영 탓에 당장 ABS의 부도를 막기 위한 자금이 필요한데, '현금'이 마르기 일보 직전이다. 증권가는 올해 1분기 대한항공이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항공의 적자는 무려 7년 만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부터 매출의 94%를 차지하는 국제선 대부분이 '개점휴업' 상태다. 사실상 매출이 없는 가운데 항공기 리스 요금과 1만9000여 명에 달하는 임직원 급여도 매달 나가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대한항공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1조690억원)을 털어 쓴다고 해도 빠듯하다.

대한항공의 유상증자가 정부 측 지원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주주가 직접 나서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현재 기업 신용도 하락과 자금시장 경색으로 회사채 발행마저 막혀 대한항공이 선택할 수 있는 자금 조달 수단은 유상증자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일각에선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KCGI,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연합이 대규모 투자금을 넣을지는 미지수란 분석도 있다. 3자연합은 지난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패배한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려 42.75%까지 확보했다. 이는 조 회장을 웃도는 수치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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