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총·의학한림원 등 공동포럼
무리한 추진보다 안전 더 중요
"평가·임상 등 부작용 최소화 필요"

지난 17일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열린 온라인 공동 포럼에서 전문가들이 향후 치료제와 백신 개발 전략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한국과총 제공
지난 17일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열린 온라인 공동 포럼에서 전문가들이 향후 치료제와 백신 개발 전략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한국과총 제공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의학 전문가들은 무리하게 서두르기 보다는 안전성을 담보로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치료제와 백신개발의 시급성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과학적 평가와 풍부한 임상시험을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지난 17일 공동 개최한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성급한 속도전'을 경계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새로운 질병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 개발까지 최소 5∼10년이 소요되고, 코로나19의 경우 변이에 취약한 RNA 바이러스 특성을 지니고 있어 백신 개발 후 상용화까지 더 많은 기간이 걸릴 뿐 아니라, 효력과 감염 확산을 막을 가능성이 낮을 수 있어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국내외 동향' 발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지만, 서둘러서는 안 된다"며 "동물실험과 임상시험 등을 여러 번 거쳐 효능과 안전성을 완벽하게 확보했을 때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혈장치료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신 센터장은 "코로나19의 경우 80%가 경증이고, 나머지 15%도 기존 약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어 혈장치료는 동물실험 등을 여러 번 해서 검증을 확인한 후에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응수 대한백신학회장은 "코로나19는 지속적·반복적 감염이 예측되고, RNA 바이러스 특성상 변이 발생 가능성과 감염 유행 초기로 많은 자료 및 근거 미확보 등으로 현재로선 백신 개발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WHO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임상1상에 착수한 사례는 미국, 중국 등을 포함해 5곳에 달하며, 국내에서는 아직 임상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10개 기관 및 기업이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황 회장은 "백신 물질 자체에 대한 안전성과 면역반응이 우리가 예상하는 것과 달리 비특이적으로 일어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지와 기초연구부터 규제, 생산, 공급, 추적관리 등 통합적 접근을 고려해 개발이 추진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시급성 때문에 안전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혜숙 이화여대 의대 교수는 발표를 통해 "예방과 치료제는 연구결과의 타당성,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연구결과, 환자 적용 가능성 등을 철저하게 평가한 후에 풍부한 임상결과를 토대로 진행돼야지, 시급성에 쫓겨 이뤄질 경우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가 수행하고 있는 코로나19 예방과 치료제 개발은 시작 초기 단계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해 실용화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고 섣부른 기대감을 경계했다.

박 회장은 특히 "임상연구를 가속화하기 위해 글로벌 연합체를 구성해 지금보다 많은 임상을 통해 풍부한 자료와 근거 확보를 기반으로 과학적 설계와 평가를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추진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준 화학연 팀장은 "제대로 된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려면 바이러스 특성을 보다 많이 알고 있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면서 "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후보물질을 찾아 환자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효능과 안전성을 지닌 물질 발굴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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