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멈추자 타이어공장 중단 1분기 영업익 993억 고전 전망 분할이후 1000억대 붕괴 현실화 금호·넥센도 실적 부진 직격탄 "재고부담 … 2분기 더 어렵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산공장.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올해 1분기 2012년 한국타이어월드와이어와 분할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대도 처음으로 무너질 전망이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여파다.
금호·넥센 등 다른 타이어 업체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도 공장을 두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가 상반기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올해 1분기 경영실적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영업이익 993억원, 매출 1조5073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37% 줄고, 매출은 8.23% 감소하는 것이다.
전망대로라면 한국타이어는 올해 첫 단추를 최악으로 끼우게 된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2012년 9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서 타이어사업부문이 인적분할돼 설립됐다. 작년 영업이익이 5440억원에 그치기도 했지만, 2013년과 2014년, 2016년에는 1조원대를 넘기기도 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수천억원대 영업이익을 줄곧 기록해왔지만, 올해 1분기는 처음으로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를 밑돌 처지다.
한국타이어의 부진은 코로나19 여파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세계 완성차 업체의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타이어 공장 역시 가동중단(셧다운)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30일부터 2주간 미국 테네시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고, 헝가리 공장 역시 셧다운 중이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 역시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이달 초 약 일주일 동안 미국 조지아 공장을 일시 폐쇄했고, 넥센타이어는 체코공장을 3월 27일부터 2주간 가동중단에 돌입한 상태다. 넥센타이어의 체코공장은 작년 8월 말 준공했는데, 7개월 만에 멈춰 서게 됐다.
공장 가동중단 여파는 곧바로 실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증권가는 금호타이어가 올해 1분기 매출 5590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모두 지난 3분기 만에 최저치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매출 4688억원, 영업이익 320억원이다. 매출은 4.21% 줄고, 영업이익은 34.02% 감소한 것이다. 증권가 전망치는 실적 발표일이 임박할수록 점점 낮춰지는 추세다.
문제는 앞으로다. 현 상황이 지속한다면 2분기부터는 실적 악화의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산 타이어 업체 대부분의 매출이 미국과 유럽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6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대폭 줄어든 것과 달리, 미국과 유럽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추세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는 보통 계속 생산하면서 재고를 관리한다"며 "완성차 공장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 가운데 타이어를 계속 생산한다면 재고 부담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