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 체제 전환 '진통'
김태흠 "심재철·지도부 몇몇이
일방적 결정… 무책임한 월권"
당선자들 다양한 의견 분출될듯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   연합뉴스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 연합뉴스

4·15 총선 참패 후 '리더십 공백'에 빠진 미래통합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놓고 또 다시 혼란에 빠지고 있다.

18일 '김종인 비대위원장 설'이 자연스럽게 힘을 받나 싶더니 19일 21대 총선 통합당 당선자인 김태흠(사진) 통합당 의원이 공개 반발하고 나섰다.

아직 소수의 목소리에 불과하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지만 이 같은 당선자들의 목소리가 계속 될 지 주목된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심재철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과 지도부 몇몇이 일방적으로 비대위 체제를 결정하고 비대위원장 후보로 김종인 전 총괄 선대위원장을 만난 것은 심히 유감스럽고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 권한대행의 행위는 무책임한 월권행위"라고까지 말했다.

그동안 통합당에서는 '대안이 없다'는 공감대 형성 아래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통합당 최고위원회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김 전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구성에 의견을 모았다. 심 권한대행은 같은 날 오후 김 전 위원장을 찾아 비대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당헌·당규상 당 대표 권한대행은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수 있다.

김 전 위원장은 '21대 총선 당선인들의 뜻을 모아오라'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은 조만간 당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비대위 체제와 관련해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김 의원의 페이스북 발언은 이 같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김 의원은 "총선 참패에 무한 책임이 있는 지도부가 할 일은 당원들의 의견을 듣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고 당의 진로는 최소한 당선자들의 의견을 들어 결정해야 한다"며 "조속히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든 비대위 체제로 가든 당의 미래는 당내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어 "툭하면 외부인에게 당의 운명을 맡기는 정당에 무슨 미래가 있겠나. 나약하고 줏대 없는 정당에 국민이 믿음을 줄 수 있겠는가"라며 "당의 미래를 외부인에게 맡기는 것은 계파 갈등 등으로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지양해야 한다. 또 외부인의 손에 맡겨서 성공한 전례도 없다"고 강조했다. 통합당 차기 전당대회는 오는 8월 31일로 예정돼 있다.

김 의원이 공개 반발에 나서면서 김 전 위원장 체제 비대위를 놓고 향후 다양한 의견이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 중 유일하게 당선에 성공한 조경태 의원도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과거처럼 비대위 체제로 길게 가면 안 될 것 같다"며 "하루빨리 조기 전당대회를 열든지 해서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할 수 있는 수습대책위원회의 성격을 갖는 게 좋겠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새 원내대표 선출 문제도 당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원내대표인 심 권한대행은 이번 총선에서 낙선했다. 이에 하루빨리 원내지도부를 새롭게 꾸려 당을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미 3선에 성공한 김태흠 의원, 무소속으로 당선돼 복당을 신청한 권성동 의원은 원내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 밖에 김도읍·박대출·윤재옥 의원, 조해진 당선인 등도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권영세 서울 용산구 당선자는 17일 페이스북에 "지금 당 안팎에서는 새 지도부를 꾸리는 것에 관한 논의만 눈에 띈다"며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왜 졌는지'에 대한 철저한 성찰"이라고 지적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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