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분기에 마이너스 0.4%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올 1분기 4분기(1년) 만의 역성장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역성장 폭에 따라 조심스럽던 한국은행 발 경기부양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3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마이너스 3.3%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성장률을 어느 정도 선까지 떨어뜨릴 지 주목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9월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올 한국경제가 1%대 성장은 쉽지 않을 것이며, 지난해 1분기보다 악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21일부터 한은 금통위에는 새로 임명된 금통위원들이 합류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한미 통화스와프로 인한 4차 입찰 이외에 미 연준의 정책을 재설계한 경기부양책을 쏟아낼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우선 한은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례 없는 실물·금융 복합위기 대응을 위해 이번주 추가 입찰을 실시하는 등 자금 공급을 지속할 계획이다. 달러 수요가 주춤해졌지만 유동성을 충분히 풀기 위한 차원이다. 공급 규모는 3차 수준(40억 달러) 안팎이 될 것이란 예측이다.

대표적인 통화정책인 추가 금리인하 이외에 경기상황이 개선되지 못할 경우 한은의 양적 통화정책이 병행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4월 16일까지 1개월 동안 48조4800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단순 원화유동성 공급 규모만 18조3800억 원이며, RP(환매조건부채권)매입으로 15조3800억 원을 공급했다.

현재 거론되는 새 금통위가 결정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방안은 한은이 정부 보증 하에 설립한 SPV(특별목적회사)에 대출을 해주고, SPV가 정부 출자금의 몇 배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식 지원 방안이다. 이 총재는 "미 연준처럼 정부 보증 하에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CP(기업어음)나 회사채를 매입하는 방안은 상당히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연준과 같이 정부의 신용 보장을 통해서 시장 불안에 대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지표 둔화 폭이 예상보다 클 경우 금통위원 교체에도 재정과 통화정책 간 공조를 위해 완화적 기조를 유지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2차 추경 재원에 적자국채 발행이 포함되지 않았으나, 향후 추가 재정지출 재원으로는 불가피할 전망으로 이 경우 한은의 장기물 단순매입 규모 확대도 탄력적으로 운용해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채권전략팀 연구위원은 "실물 충격이 가시화되면 2분기 중으로 기준금리는 0.50%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그러나 기준금리 '속도 조절론'은 재부각 될 것이며 이머징 경제 특성상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경우 통화가치가 빠르게 하락할 위험은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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