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별과 지는 별은?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4·15 총선. '공룡여당' 정국이 조성된 가운데 국내 증시 지형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문재인정부가 추진했던 기존 정책과 입법 방향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여당이 강조해온 혁신성장 기조와 경제 관련 주요 공약이 가시화할 경우 기업 주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의 파장은 일단 시장에 중립적이겠지만 21대 국회가 어떤 법안과 정책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업종별 기업별 주가 등락은 엇갈릴 전망이다.

◇총선 후 첫 거래일…증시 영향 제한적= 총선 직후 첫날인 16일 코스피는 0%대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총선 전날인 14일보다 0.01포인트(0.00%) 오른 1957.07에 거래를 끝냈다.

거대 여당에 의해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더 속도감을 낼 것이란 기대감은 무색해졌다. 앞선 2000년 16대 총선부터 지난 20대 총선까지 투표일 전후 주가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를 봐도 5차례 총선에서 일관된 흐름을 읽을 순 없었다.

역대 총선 전후 주가 등락 추이(한국거래소)
역대 총선 전후 주가 등락 추이(한국거래소)
직전 선거인 20대 총선에서는 투표일 전후로 코스피가 1.75% 올랐다. 19대 총선과 18대 총선 결과를 봐도 각각 1.42%, 0.57% 상승했다. 하지만 16대 총선과 17대 총선에서는 총선 전후로 각각 6.13%, 1.90%씩 떨어졌다.

총선이 증시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정치권의 지형 변화가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단기 주가를 움직일 재료는 아니라는 해석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상황이 증시의 큰 흐름을 지배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장은 "이번 총선 결과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통화·재정 확장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여당의 압도적 승리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는 증시에 긍정적이나, 경기 방향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향후 유가·환율 등 글로벌 금융 변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도 "총선보다는 코로나19 사태 회복에 대한 관심이 컸고, 총선 전후에 변화가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총선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 같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본격 시작되는 남미 등 신흥국 위기 등 외부 요인이 더 영향을 주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힘 받는 '혁신성장'…어깨 펼 '4차 산업혁명'= 현 정부가 추진하던 산업계 핵심 국정과제 이행작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혁신성장을 공약 전면에 내세운 만큼 신사업 육성을 중점에 둔 작업은 줄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관련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들에 대한 투자심리는 불이 붙을 전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탈원전에 대한 분명한 정부 방향성에 관련 종목 주가가 벌써부터 출렁이듯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업종은 총선 압승으로 모멘텀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총선을 계기로 주식시장이 전환점을 맞이하면서 시장 주도 업종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총선은 현 정부의 반환점으로서 의미를 지닌다"면서 "역사적 사례를 살펴보면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선거를 기점으로 주식시장의 성격은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제 김대중 정부 당시 코스닥 기업이나 이명박 정부 당시 자동차·화학·정유 등 '차화정' 기업, 박근혜 정부의 중국 관련주 등 각 정부에서 수혜를 본 산업과 기업들은 대개 정권 3년차에 가장 강한 모멘텀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눈에 띄는 약진을 보인 엔씨소프트와 카카오, 넷마블 등 인터넷 기업이 향후 또 한 번의 변화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며, 주도 업종 내에서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내놨다.

반면 탈원전 정책이 한층 힘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에 두산중공업과 한국전력 주가는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중공업은 전 거래일보다 8.46% 빠진 3735원에 거래를 마쳤고 한국전력 역시 장 초반부터 밀리기 시작해 4.48%대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정부 여당이 추진하던 탈원전 정책이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실행되면서 원전 건설이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두산중공업 등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 테마주 희비 없어…'심판의 날'= 이른바 정치 테마주들은 대부분 하락했다. 실적과 관계없이 이상 급등하다가 선거일을 전후로 거품이 빠졌던 지난 수순을 그대로 밟은 셈이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같은 당 유승민 의원, 오세훈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의 테마주로 거론돼온 종목들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황교안 대표 테마주로 거론돼온 한창제지는 전 거래일보다 11.3% 내린 208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일신동(-6.13%) 등 다른 '황교안 테마주'도 약세다. 유승민 의원 테마주로 간주되는 대신정보통신은 3.69% 내렸다. 오세훈 후보 테마주로 묶인 진양화학과 진양산업은 24.22%, 10.31% 각각 하락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설립한 안랩도 6.93% 내렸다.

이낙연 테마주로 거론돼온 남선알미늄도 10% 넘게 빠졌다. 장 초반 7% 넘게 올랐다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결국 저점으로 밀렸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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