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총선 열기 막지 못했다"
CNN·BBC·NHK 등 집중 조명

15일 오전 서울 사당 제1동 제5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손 소독제를 바르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전 서울 사당 제1동 제5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손 소독제를 바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치르는 4·15 총선에 세계 각국의 관심이 쏟아졌다. 미국 등 여타 국가에서는 후보 경선 등을 미루거나 우편투표 등으로 대체한 것과 달리 한국이 정상적으로 전국 규모 총선을 치르는 것에 주목한 것이다.

외신들은 특히 '코로나19' 방역 모범으로 꼽히고 있는 한국이 선거대응에도 모범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CNN 방송과 영국 BBC 방송과 일본 NHK 방송, 이탈리아 일간 라스탐파 등은 14일(현지시간) 한국의 코로나19 총선을 집중 조명했다.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 CNN은 "코로나19도 한국의 총선을 막지 못했다"며 한국의 투표 열기를 전했다. CNN은 '겨울에는 강 표면이 얼어붙어도 그 아래로 물이 흘러야 한다. 코로나19가 우려되더라도 선거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한국의 유권자 인터뷰를 소개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 일각에서는 선거강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토비 제임스 이스트앵글리아대 정치학 교수는 "직관적으로 보면 선거를 연기하는게 민주주의 역행으로 인식될 수 있지만, 지금은 오히려 민주주의를 약화할 수도 있다"면서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광범위한 주제로 토론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오로지 코로나19 뿐"이라고 지적했다.

BBC방송는 마스크를 쓰고 투표장을 찾고 있는 한국의 유권자 모습을 상세히 다뤘다. BBC는 "유권자들은 투표장 앞에서 1m씩 떨어져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하고, 손을 소독한 뒤 비닐장갑을 착용해야 하고, 정상체온이 확인돼야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소에 들어설 수 있다"며 코로나19 투표 모습을 전달했다. 특히 BBC는 "한국은 1952년 한국전쟁 속에서도 대선을 예정대로 치렀던 나라"라며 "이번 총선에서 사전투표도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정도로 선거 열기가 뜨겁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보건당국은 체온이 섭씨 37.5도를 넘는 유권자가 투표 의사를 밝히면 별도의 기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마련했고, 경미한 증상의 환자도 병원 밖에 마련된 투표소에 방호복과 마스크, 가운 등을 완전히 착용하고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BBC는 "한국의 이번 총선이 평소 선거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지만, 많은 유권자가 민주주의를 위해 기꺼이 감수하고, 행복해 보였다"라며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있지만, 한국은 지금의 사태 속에서도 무엇이 가능한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극찬했다. 일본 NHK방송은 한국의 선거방역 대책을 자세히 보도하는 한편, 이번 총선이 임기 후반기로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중간 평가' 성격이라는 점을 짚었다. NHK는 "한국의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 성향의 여당이 제1당을 유지할지, 보수 성향의 야당이 반격에 나설 지 주목된다"고 했다.

이탈리아 일간 라스탐파는 이날 '한국, 마스크 쓰고 선거 치르는 국가'라는 제목으로 "한국은 코로나19 비상 상황에서도 총선을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한국이 세계가 배워야 할 방역 모델이 됐듯이 현 사태에서 선거 진행 방법을 알려주는 또 다른 전범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라스탐파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투표장에서도 유지되고 있다"면서 "올해 11월 치르는 미국 대선도 한국 모델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도 "조만간 선거를 치르는 미국과 홍콩, 싱가포르 정부는 한국의 실험적인 투표 방식을 모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한국의 총선이 전염병 확산 없이 무사히 종료되면 미 대선을 비롯한 다른 나라 선거에 지침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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