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족쇄 아닌 호재
수도권·호남 우위 지역구 145석
비례 더시민당 열세 뒤집고 선전
20석이상 확보땐 과반 무난할듯
더불어민주당은 4·15 총선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결과를 낙관하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나 정치 전문가들은 조심스럽지만 민주당의 과반 낙승도 가능하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총선의 최대 변수가 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며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을 옥죄는 족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코로나19가 팬데믹(감염병 세계유행) 단계에 이르자 오히려 한국 정부의 능력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는 반전을 이뤘다. 더욱이 민주당의 최대 경쟁자인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내부적으로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 등을 비롯해 '3040 세대 비하 발언', '세월호 유가족 폄훼 발언' 등으로 막말 논란이 일며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는 터라 민주당으로서는 돌발악재만 없다면 승기를 잡았다는 확신을 갖는 단계에 이르렀다.
민주당 각 지역별로 자체 판세를 분석한 동향을 종합해보면 민주당은 253개 지역구 선거 가운데 145석 안팎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보수적으로 어림잡는다 해도 최소 13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계산이다. 민주당이 지역구 선거에서 우세하다고 보는 판단의 근거는 수도권과 호남지역이다. 특히 의석이 가장 많이 걸려 있는 수도권에서 통합당과 견줘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게 대체로 공통된 평이다.
각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총 49석이 걸린 서울의 경우 관심이 집중돼 있는 승부처에서 민주당이 대부분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 발표된 가장 최근 여론조사(조사기관 입소스·조사의뢰 중앙일보·조사기간 7~8일)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종로을의 경우 이낙연 민주당 후보가 58.4%로 황교안 통합당 후보(30.1%)를 크게 앞섰다. 판사 출신들의 대결로 주목받은 서울 동작을도 이수진 민주당 후보(53.6%), 나경원 통합당 후보(37.9%)를 오차범위(±4.4%포인트, 95% 신뢰수준) 밖으로 앞서 있다. 서울 광진을도 고민정 민주당 후보(48.1%)가 오세훈 통합당 후보(41.3%)보다 우위에 섰다. 민주당은 서울 지역구 선거에서 60% 이상은 당선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경기권은 더 수월한 선거를 예상하고 있다. 총 59석인 경기권 선거에서는 최소 41석 이상을 예측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측 관계자는 디지털타임스에 "경기도 59석 중 41석+α는 가능하리라 본다"면서 "20대 총선에서도 선거 분위기가 좋았는데 60개 선거구 중 40개 선거구에서 승리했다"고 전망했다. 더 긍정적으로 결과를 예측하는 분석에서는 45석까지 내다보기도 한다. 인천은 상대적으로 통합당과 팽팽한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최소 현상유지(13석 중 7석)은 무난할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셈이다.
민주당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또 다른 곳은 호남이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국민의당이라는 적수를 만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광주는 전멸했고, 전남·전북 통틀어 3석 확보에 그쳤다. 설욕을 벼르고 있는 민주당은 총 28석인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에서 90% 이상의 의석을 반드시 가져오겠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측은 "호남에서 20~25석을 확보하게 된다면 최소 20대 국회보다 15~20석 이상 순증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영남권에서 분위기가 호전되지 않더라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비난을 감수하고 강행한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도 초기 열세를 극복하고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 대등한 대결을 펼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0일 발표한 자체 여론조사(조사기간 7~8일) 결과에서 더시민당은 23%로 미래한국당(22%)보다 소폭 앞섰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을 자처하는 열린민주당도 8%였다. 민주당의 비례정당이 2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면 민주당의 과반 의석 확보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투표함 열기 전까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을 전제하고 말한다면, 민주당과 더시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판단한다"고 했다. 박 정치평론가는 "이번 총선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문재인 정부를 평가하는 선거라고 할 수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본 국민들의 지지가 굉장히 높다. 물론 부정적인 평가도 무시하기 어려우나 통합당이 대안야당으로서의 면모를 충분히 부각하지 못한 것도 민주당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 정치평론가는 이어 "마지막까지를 표를 고심하는 중도층의 경우 최근 이슈와 현안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통합당이 막말 논란으로 중도층 이탈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섣부른 승리감을 경계하고 있다.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저는 끝까지 겸손하게 임하겠다"며 "선거결과의 섣부른 전망을 경계한다"고 했다. 기타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코로나 엎친데 막말 덮쳐 이중고
영남發 수도권 선전 전략 차질
패스트트랙 마지노선 120석 사활
"견제할 힘달라" 막판 뒷심 기대
미래통합당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열세를 보인다는 당 안팎의 분석이 나오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목표의석으로 제시한 120석 사수에 사활을 거는 상황이다.
통합당은 영남권에서 확실한 지지를 기반으로 대부분의 의석을 차지하고 이 여세를 수도권으로 몰아붙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통합당은 대구·경북(TK)에서 25석을 모두 차지할 수 있다고 보고, 부산·울산·경남에서 35석 전후를 확보, 영남권에서의 압승을 노리고 있다. 특히 부산의 경우, 북·강서갑의 박민식 후보와 남구을의 이언주 후보가 모두 이길 경우 부산 전 지역을 차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전·세종·충청권에서도 15~ 20곳에서 우위를 점해 민주당보다 근소하게 앞선다고 보고, 강원에서도 민주당보다는 승리할 수 있는 지역이 많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통합당의 바람과 달리 호남과 수도권에서는 선거 막판에 이르러서도 야당 지지세가 좀처럼 불지 않고 있다. 통합당은 서울에서는 49개 지역 중 10~16석 내외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고, 72석이 달린 경기·인천 지역에서도 많아야 30석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민주당에 비해 전망이 밝지 않다.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예상 의석수도 15~17석 수준으로 더불어시민당-열린민주당의 합보다 낮게 예측되는 상황이다.
정원석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지방 민심은 분명 회복하고 나아지는 추세"라면서도 "지방에서는 선전을 하고 있는데, 마지막 수도권 표심을 붙잡는데 있어서는 뒷심을 발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남은 일정은 수도권에 '올인'하기로 돼 있을 정도로 수도권 표심 향방에 따라 총선 결과가 완전히 바뀔 것 같다"며 "자신감은 있지만 국민들의 도움이 없이는 (원내 1당을) 못할 것 같다. 민주당 쪽에서는 과반을 언급하며 자신있어 하던데, 저희는 겸허하게 국민의 선택을 기다리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특히 보수 통합으로 한때 기세가 올랐던 수도권의 후보들의 경우 최근 연이어 터진 악재에 차가워진 바닥 민심을 고스란히 체감하는 상황이다. 서울 지역에 출마한 중진 후보를 돕고 있는 한 캠프 관계자는 막말사건 등 최근 당 안팎의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좋은 현상은 아니었다"며 "잘잘못 여부를 떠나 당이 지리멸렬한 느낌을 주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그간에는 민생이나 무능을 이야기 해왔지만 오늘부터는 '너무 균형이 깨지면 안 된다, 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힘 있는 야당을 만들어달라'고 절박함을 호소하려 하고 있다"며 "수도권 후보들의 공통된 생각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런 바닥 민심을 체감한 탓인지 통합당은 주말부터 몸을 확 낮췄다. 황 대표부터 종로에서 만나는 주민들을 상대로 '큰 절'을 하기 시작했다. 황 대표는 전날에는 유세차로 종로구 17개 동 중 15개 동을 돌면서 중간중간 내려 주민들과 인사한 뒤 큰절을 반복했다. 이날도 황 대표는 서울 종로 청계광장에서 열린 4.15 합동 유세에서 유 의원과 껴안는 모습을 보이며 수도권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정 대변인은 "보수 통합의 화룡점정 차원에서 진행하는 행사"라고 했다.
다만 정 대변인은 본지에 높아진 사전투표율과 통합당 내 잡음이 정리되는 부분을 짚으면서 막판 뒷심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 대변인은 "일단 높은 사전투표율은 코로나 정국이라 사람이 많은 곳에서 투표하고 싶지 않은 유권자들의 자발적인 선택이 큰 것 같다"면서도 "여당은 조국과 코로나, 통합당은 통합의 시너지 등 각 정당이 아킬레스건들이 있을텐데 통합당은 여러 논란들이 정리단계에 놓여있는 것 같고 반전을 노리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는 통합당의 전략을 맞춤형 전략으로 본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대만큼의 의석을 많이 확보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좀 몸을 낮추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또 읍소하는 전략이 아닐까 싶다"면서 "여권에서 자만하는 듯한 발언이 나오니 경계하는 차원에서 신중하게 하는 표현일 수 있다"고 보았다. 이 교수는 "지역구 의석은 요동칠 수 있지만 비례 지지율은 거의 일정할 것"이라며 "비례 의석수의 경우 정당지지율이 꾸준히 비슷한 선호도가 나왔다"고도 했다.
한편 통합당이 견제를 강조하며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배경에는 패스트트랙의 마지노선인 120석 확보를 해야한다는 절실함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의석수 부족으로 공수처·선거제 개편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오르는 것을 막지 못했고, 그 결과 원내에서 범여권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만일 통합당이 이번에도 미래당과 의석수를 합쳤을 때 120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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