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시계 제로' 상태에 놓였다. 아르바이트생 임금 착취와 증시 폭락으로 두 차례 상장을 철회한 데 이어 이번엔 코로나19 쇼크와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로 상장은 무기한 연기된 모습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이랜드리테일의 당기순이익은 474억원으로 전년 대비 50.9% 급감했다. 이 기간 매출은 2조1067억원으로 전년보다 2.1% 줄었고, 영업이익은 10.2% 감소했다.

이랜드리테일은 뉴코아아울렛, 동아백화점, NC백화점 등 유통업과 부동산매매 및 임대업 등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당기순이익 감소 폭이 두드러졌던 이유는 지난해부터 리스회계기준 변경이 적용되면서다. 지난해부터 임차료가 금융비용으로 인식되면서 순이익 규모가 크게 쪼그라든 것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회계기준 변경 때문에 당기순이익 감소 폭이 컸지만, 그렇다고 영업능력이 떨어졌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올해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회계 리스크와 함께 코로나19 쇼크가 덮치면서 실적은 또다시 뒷걸음질 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백화점업계가 영업시간 단축, 임시 휴점 등으로 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랜드리테일 상장 계획도 무기한 연기됐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재무통으로 이름을 알린 이윤주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이사회에 포함시키며 상장작업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앞서 이랜드그룹은 2017년 상장을 추진했으나 자회사인 이랜드파크가 아르바이트생 임금 착취 논란을 빚으면서 모회사인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랜드리테일은 상장을 포기하는 대신, 프리 IPO로 방향을 틀었다. 2017년 6월 큐리어스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프리IPO 방식으로 4000억원을 출자하고 이랜드월드가 2000억원을 후순위 출자자로 투자해 이랜드리테일 지분 69%를 사들였다.

이랜드리테일을 지난해 상반기까지 상장한다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이랜드그룹은 2018년 12월 한국거래소에 이랜드리테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또다시 상장은 연기됐다. 국내 증시 폭락으로 결국 IPO를 또다시 연기했다. 흥행 가능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약속한 상장일정을 지키는 일도 쉽지 않은 탓이다.

이후 이랜드그룹은 큐리어스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이랜드리테일 지분 69%를 자사주로 사들였다.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계약에 따라 이달까지 투자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수년째 상장과 철회를 반복하던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은 현재까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자사주 매입으로 급한 자금조달은 해결했다"며 "지금 당장 상장 계획은 없지만, 향후에 좋은 기회가 있을 때 상장을 다시 도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단위 : 억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단위 : 억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이랜드리테일 사옥 전경. <이랜드리테일 제공>
이랜드리테일 사옥 전경. <이랜드리테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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