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고립·소외
실업·파산·심리적 외상 우려도"
국가 차원서 신속한 지원해야

지난 10일 한국과총,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이 공동 주최한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하는 정신건강 주요 이슈와 대책'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국과총 제공
지난 10일 한국과총,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이 공동 주최한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하는 정신건강 주요 이슈와 대책'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국과총 제공


과총·한림원 등 온라인 포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일반 방역과 함께 '심리 방역'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민적 불안과 우울감이 크게 증가하고, 향후 경제적 피해에 따른 실업과 파산, 채무, 심리적 외상 등의 문제를 최소화하려면 국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심리방역 노력이 요구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코로나19로 가장 큰 심리적 외상을 입은 확진자와 그 가족 등을 위한 심리적 치료와 지원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공동으로 개최한 온라인 포럼에서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대응한 '심리 방역'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실제 감염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감은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고립감, 소외감, 피로감 등이 누적되면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국민들이 급증하고 있다.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사업부장은 "코로나19 확진자의 정신건강을 평가한 결과, 84% 가량이 경도·중등도에 달하는 등 다양한 정신적·심리적 불안감과 우울함, 고립감, 불신감 등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이를 반영하듯 국가트라우마센터에 상담을 요청한 사람이 10만 여건에 달하고,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제공한 건수도 55만에 이를 정도로 정신건강 회복을 위한 국민적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심 부장은 이어 "코로나19에 대한 심리적 회복을 위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긍정적 활동과 반응 관리, 사려 깊은 사고, 타인과 건강한 사회적 관계 구축 등의 노력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심리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진희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대구대 교수)은 지난 7일 발표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심리방역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학회가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전국 성인 101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가장 크게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가족 감염'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자신의 감염으로 인한 가족 및 타인의 감염', '자신의 감염으로 직장 및 다른 사람에 피해' 등을 꼽아 본인에 의해 타인에 피해를 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걱정과 두려움은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대구지역이 가장 심각했다. 또한 연령대별 불안감은 사회적·가족 활동이 가장 왕성한 30∼39세에서 가장 컸고, 60∼70세에서도 불안감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감은 전체 응답자의 42.5%가 겪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2년 전인 2018년 때 조사와 비교해 2배 이상 높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민적 우울감이 큰 폭으로 상승했음을 보여준 결과다. 현 교수는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위기가 길어지면서 국민들의 심리적 고통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반 방역뿐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심리방역과 함께 감염병 진정 이후에도 중장기적 모니터링 등을 통한 심리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백종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재난정신건강위원장(경희대 교수)은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은 높을 수 밖에 없다"며 "무조건 두려움을 없애려고 하기 보다는 감정을 그대로 받아 들이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면서 지나친 안심과 낙관을 경계했다.

특히 백 교수는 과거의 경험을 미뤄볼 때 코로나19 이후 자살률 상승을 우려했다. 그는 "홍콩, 일본에서 사스, 지진 등의 재난을 겪은 뒤 자살률이 올랐다는 보고가 있다"며 "우리나라 자살 원인은 정신건강, 경제적 문제, 건강문제 등인데, 코로나19 이후 이같은 상황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어 이들이 보다 신속하고, 어디서든 도움과 지원을 받을 수 있게 국가 차원에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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