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사상 첫 ‘회사채 담보’ 증권사 대출 카드 빼드나
한은, 통화당국의 준재정정책 ‘국민 동의 필요’…정부 보증 불가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금융·경제 위기에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한은이 추가 유동성 공급 대책의 하나로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한 회사채 담보 비상대출 프로그램을 이르면 이번 주에 발표한다.

12일 한은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한은은 증권사 등 비은행권을 상대로 한 긴급대출 프로그램 초안을 정부 측과 공유한 뒤 의견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한은법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영리기업에 대한 대출을 의결하기 전 정부 의견을 먼저 듣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증권사에 대해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실시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한은과 정부 실무자 선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은이 예고한 비상대출 프로그램은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제2금융권에 한은이 자금을 직접 대출해주는 내용인데, 회사채의 발행과 유통에 관여하는 증권사가 주 대상이다. 일반 증권사를 상대로 대출을 허용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며, 대출 담보로 회사채를 받아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재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사한 방식의 회사채 매입이 바람직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한은의 후속 유동성 대책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을 끌어 왔다.

앞서 이 총재는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매입하겠느냐는 질문에 "미 연준이 그랬듯 SPV를 정부 지급보증 아래 설립하는 것은 상당히 효과가 크다"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특별대출은 기본적으로 한계와 제약이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금통위원 4명의 임기가 이달 20일 종료되는 만큼 정부와 협의를 마치는 대로 이번주 후반 임시 금통위에서 비상대출 프로그램안을 의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한은은 '중앙은행의 준재정적 활동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과 연준 사례'를 발표하며 지속적으로 미 연준의 동향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한은 워싱턴 주재원은 "대출권한(lending powers)은 지출권한(spending powers)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고, 연준은 향후 전액 대출상환이 가능한 차주에게 담보대출만 할 수 있다"면서 "많은 기관들은 상환이 어려운 대출보다 재정에 의한 직접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정된 '도드-프랭크법'은 금융위기 당시 연준의 준재정적 활동과 관련된 비판을 반영해 광범위한 적격대상자를 위한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는 연준의 재량권을 유지하되, 동 대출이 특정기관에 사용될 수 없는 방향으로 연준법 13조3항을 수정했다. 한국은행 제공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정된 '도드-프랭크법'은 금융위기 당시 연준의 준재정적 활동과 관련된 비판을 반영해 광범위한 적격대상자를 위한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는 연준의 재량권을 유지하되, 동 대출이 특정기관에 사용될 수 없는 방향으로 연준법 13조3항을 수정했다. 한국은행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