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IB 영업절벽에…증권사 1분기 순익 한달새 반토막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에 대한 시장의 실적 추정치가 한달새 반토막이 났다. 주된 먹거리로 자리매김한줄 알았던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손실 발생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수년간 확대시킨 IB 비중이 되레 실적 발목을 잡는 골칫거리가 됐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주요 증권사 6곳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10일 현재 6389억원으로 한 달 전(1조593억원) 대비 39.7% 쪼그라들었다

순이익 추정치 합계는 8558억원에서 4028억원으로 52.9% 줄었다.

회사별로 보면 한국금융지주의 순이익이 757억원으로 작년 동기(2613억원)보다 71.0%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NH투자증권은 1716억원에서 590억원으로 65.6%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으며 삼성증권(-62.9%), 미래에셋대우(-51.0%)도 일제히 작년 대비 순이익이 역성장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증시 거래 점유율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 역시 1분기에는 순이익이 작년보다 67%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주요 증권사들의 IB 실적 의존도가 높아진 탓이다. IB는 증권사들이 기업들을 상대로 상장(IPO)주선, 인수합병(M&A), 금융자문, 신용공여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영업 부문이다. 주식·채권의 위탁매매나 운용에 따라 수익을 내는 브로커리지나 트레이딩과 달리 증시의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증권사들의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IB 관련 영업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해당 부문 비중이 큰 대형 증권사들은 그만큼 실적에 타격을 받게 됐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증권업계 매출(영업수익)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의 IB 부문 영업이익은 351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7280억원)의 48.22%를 차지했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은 IB 부문에서 나온 셈이다. 순이익 기준으로도 IB 부문의 비중(39.87%)이 가장 컸다. KB증권 역시 IB 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46.08%로 가장 컸으며, 순이익 비중(59.48%)은 60%에 육박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IB 부문 영업이익이 약 2396억원으로 트레이딩 부문(2793억원)을 소폭 밑돌았으나 거의 근접한 수준을 나타냈다. IB 부문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5754억원)에서 차지한 비중은 41.64%였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여파로 IB 관련 거래 및 실사가 잇따라 연기된 가운데 증권사들이 매입 보장·확약에 나섰던 부동산 PF ABCP의 차환발행이 어려워지면서 또다시 증권사들의 유동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그동안 증권사 이익 성장의 핵심이었던 IB와 트레이딩 부문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함에 따라 1분기 증권사 실적은 매우 부진했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IB 부문 실적은 2분기에도 빠르게 정상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에프앤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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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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