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資 대주주 '무늬만 국산차' 공통점
신차개발 주도·신차배정 역량 다를뿐
해마다 반복 임단협·高임금 구조 약점
"韓공장 자동차 경쟁력 입증만이 살길"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전경.   <쌍용자동차 제공>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전경. <쌍용자동차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쌍용자동차가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저 등을 돌리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간 2009년 이후 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당장 오는 7월 KDB산업은행에 갚아야 할 수백억원대 자금 확보도 쉽지 않아 정부 측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이는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한 한국지엠(GM), 르노삼성자동차 등 외국자본이 대주주인 나머지 국내 완성차 업계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신세라는 평가다. 글로벌 본사 내에서 한국의 입지를 공고히 하지 못할 경우 같은 상황을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같은 듯 다른' 쌍용차와 한국GM-르노삼성 =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차와 르노삼성, 한국GM 모두 외국자본을 대주주로 하는 사실상 '무늬만 국산차 업체'다. 3사 모두의 '공통점'이다.

쌍용차는 작년 말 기준 마힌드라가 74.6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2018년 기준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각각 미국 제너럴 모터스(GM·계열 포함 76.96%), 프랑스 르노(80.04%) 등을 대주주로 두고 있다.

하지만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대주주의 입지는 온도 차가 있다. GM과 르노는 세계 10대 완성차 브랜드에 드는 '공룡'들이다. 마힌드라 역시 인도 내에서는 손에 꼽히는 대기업이지만, 자동차부문에선 딱히 두드러지지 않는다. 애초 마힌드라는 농기계 등을 생산해왔던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신차 개발을 주도할 능력도 있고, 본사로부터 경쟁력 있는 신차를 배정받을 수도 있다. 쌍용차의 경우는 자금만 조달받고 오히려 마힌드라에 자사의 기술을 지원해줘야 했다. 실제 마힌드라가 인도 현지에서 판매 중인 차량 중에는 쌍용차가 2015년 출시한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티볼리의 차체와 유사한 차량이 포함돼있다. 그동안 중·저가형 SUV로 한정적이었던 제품군도 쌍용차의 G4 렉스턴을 통해 대형 고급 SUV까지 확장했다. 마힌드라가 과거 2009년 쌍용차의 기술만 빼먹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중국 상하이차의 이른바 '먹튀'와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쌍용차 측은 마힌드라가 기존 계획을 철회하면서도 400억원을 지원해주기로 한 것이 '철수'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사관계·고임금 '숙제'… "韓공장, 경쟁력 입증만이 살길" = 외국자본을 대주주로 두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지속가능성은 본사에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에 달렸다. 가뜩이나 최근 코로나19처럼 예측 불가한 상황에 직면해 본사가 허리띠를 졸라매면 한국 역시 여기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 해마다 반복되는 임금과 단체협약과 고임금 구조 등도 외국계 완성차 업체의 약점으로 꼽힌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쌍용차가 지금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GM, 르노삼성도 사실 비슷한 처지"라며 "다른 해외 공장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또다시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올해 4월에 들어섰지만, 아직 작년 임금협상조차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 길이 막힌 상황에서 본사마저 자금 사정이 악화하면 노사갈등으로 생산성이 떨어진 한국 법인들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특히 그동안 국내 임단협 '모범생'이었던 르노삼성 노조가 돌변하면서 '일감절벽'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새어 나온다.

그나마 쌍용차의 경우 2010년 이후 작년까지 9년 연속 임단협을 무분규로 타결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 위안이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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