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지 벗어나면 당국에 경고음
정부, 손목밴드 도입 결론 못내
휴대전화 거주지 두고 나가면
격리자 이탈여부 확인도 못해
"최후의 수단 꺼내드나" 비판도

마스크 쓰고 국무회의  정세균(가운데) 국무총리가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참석한 국무위원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왼쪽 두번째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마스크 쓰고 국무회의 정세균(가운데) 국무총리가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참석한 국무위원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왼쪽 두번째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자의 무단이탈이 잇따르자 정부가 격리자에 '손목밴드'를 채워 위치를 추적하는 조치를 검토하고 나섰다. 그러나 자가격리자 관리 실패로, 정부가 인권침해 소지가 큰 '최후의 수단'까지 꺼내들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당초 7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주재한 비공개 관계장관회의에서 자가격리자에 대한 손목밴드 착용안을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자가격리는 무엇보다도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가장 유효한 수단 중의 하나"라며 "이를 지키지 않은 경우에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정부 차원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며, 그 중의 한 방안으로 손목밴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4월 6일 18시 기준 총 4만6566명이 자가격리 중이며, 그동안 코로나19와 관련해 감염병 예방법이나 검역법 위반으로 사법처리 절차를 밟고 있는 대상도 67건, 75명에 달한다.

손목밴드는 자가격리지를 벗어날 경우 경고음이 울리면서 보건당국에 통보되도록 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그동안 자가격리자의 격리지 이탈 여부 확인은 격리자의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왔다. 하지만 자가격리자가 핸드폰을 집에 두고 나가거나, 위치정보를 끄면 이탈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실제로 최근 전북 군산에선 자가격리 대상인 베트남 유학생이 자가격리앱이 설치된 스마트폰을 거주지에 두고 무단외출해 5시간이나 돌아다니다 적발되기도 했다.

국내 발생 자가격리자의 앱 설치율이 60%에 그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이병철 범국민대책본부 격리지원팀장은 "현재 해외입국자들은 자가격리안전보호앱을 설치하지 않으면 입국이 불허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거의 100%가 이 앱을 설치하고 있다"면서 "다만 현재 국내 발생 자가격리자의 경우 앱 설치율이 60%를 조금 넘기고 있는데, 동의에 기반해 앱을 설치하게 한 것이 큰 이유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발생 자가격리자의 경우에도 앱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손목 밴드를 포함해 여러 가지 대책을 모색 중이다. 특히 해외 입국자가 만약 손목 밴드 부착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입국 자체를 거부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의 46%가 해외유입 사례이고, 특히 해외 입국자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자가격리 중인 4만6566명(4월 6일 18시 기준) 중 국내 발생 자가격리자는 8142명이며, 해외입국 자가격리자는 3만8424명에 달한다.

해외입국자가 늘어나면서 자가격리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해외입국 자가격리자가 앞으로 9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병철 범국민대책본부 격리지원팀장은 "정확한 추산은 아니지만, 현재 해외입국 자가격리자수 증가 추이를 볼 때 한 8만에서 9만 명 정도까지 늘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 이후부터는 자가격리가 해제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8~ 9만 정도에서 유지될 것 같고 이 정도 인원은 지자체에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자팔찌 도입은 자가격리자에 대한 인권침해 및 행정력 남용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자팔찌는 개방성·투명성을 중심으로 한 방역정책 기조와도 배치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반발이 커지자, 당국은 '본인 동의 하에 부착한다'는 전제를 달기도 했지만 반발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윤태호 총괄반장은 "전자팔찌라고 하면 부정적인 인식이 상당히 강한 표현인데, 방역의 관점에서 자가격리자에 대한 관리를 어떻게 하면 좀 더 실효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러 가지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존 방역의 방침과 조화를 이뤄가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외에선 홍콩이 자가격리 대상자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스마트 팔찌'를 채우고 있다. 대만도 전자팔찌를 착용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김수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