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포함한 세계 주요 산유국들은 미국도 원유 감산에 동참해야 감산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반면, 미국은 감산이 자동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감산 동참에 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6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는 지난주 감산에 관한 대화를 재개했으며 다른 '비(非) OPEC' 국가들, 특히 미국의 감산 동참을 원하고 있다.
OPEC+의 한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미국 없이는 (감산)합의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달 초 러시아와 사우디가 OPEC+ 회의에서 감산량과 감산 기간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뒤 사우디가 이달 1일 산유량을 하루 1230만 배럴로 늘리고 하루 1000만 배럴을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혀 국제 원유 시장이 더욱 불안하게 된 바 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원유 수요가 30%(하루 3000만 배럴) 줄어든 가운데 감산 합의마저 실패하면서 유가는 최근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러시아와 사우디는 기존 산유국들의 감산에 따른 시장 공백을 미국의 셰일오일 업체들이 메워온 데 대해 강한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감산을 통해 석유 가격을 올려놓으면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이 높은 가격에 팔면서 이득을 챙겨온 모양새를 곱지 않은 눈으로 보고 있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미국은 아직 원유 감산에 참여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도 석유 감산 문제와 관련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미국 생산자에게 생산량을 줄이도록 요청하는 것을 검토하라는 식의 압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석유 생산이 이미 감소했다고 한 뒤 "(미국의) 감산이 자동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무엇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미국 기업들의 경우 반독점법 때문에 원유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주요 석유기업들과 단체들은 의무적인 원유 감산에 반대하고 있다.
댄 브룰렛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은 자유 시장을 갖고 있고, 업계가 스스로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반독점법 전문가들은 주(州) 규제당국이나 연방정부가 더 낮은 생산 수준을 설정한다면 산유량 규제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처럼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자 '반짝 폭등세'를 탔던 국제유가도 사흘 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배럴당 8.0%(2.26달러) 급락한 26.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3시30분 현재 3.31%(1.13달러) 내린 32.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