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한국 주요 핵심 제조업의 수익성이 글로벌 기업의 반토막 수준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상위권 기업은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주요 국가와 비교해 다양성과 기업가치 등에서 아직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6일 발표한 '2011, 2019년 포브스 글로벌 2000대 기업 분석'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포브스가 2011년 2000대 기업 평가를 위한 업종 기준을 새롭게 바꿔 분석 시점을 2011년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한경연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반도체를 비롯한 대표 제조업 6개 업종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5.4%로, 같은 업종 해외기업 영업이익률(9.4%)의 반토막 수준이었다. 유틸리티(-0.9%), 백화점·할인마트(-0.8%), 항공서비스(-1.5%) 업종에서는 영업이익 마이너스(-)를 기록해 플러스(+) 영업이익을 낸 해외기업들과 큰 격차를 보였다.한경연은 에너지, 유통·항공 분야는 물론 반도체 등 주력 산업에서도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특정 업종 쏠림 현상도 문제로 지적됐다. 포브스 2000의 총 57개 업종 중 국내 기업이 포함된 업종 23개는 전체의 40%에 불과했고 미국(55개), 일본(45개), 중국(43개)의 절반 수준으로 업종 다양성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2011년과 비교해 IT·항공우주·의료·헬스케어 등 8대 신성장 업종에서 포브스 2000 시가총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이들 중 우리 기업이 포함된 업종은 단 3개, 해당 기업 수는 5개사(삼성SDS·네이버·삼성전자·SK하이닉스·셀트리온) 뿐이었다.
8년 전과 비교해 글로벌 수준의 대기업은 단 1개만 늘었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가 선정한 2000대 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은 2011년 61개에서 2019년 62개로 1개 많아졌다.
한국 순위는 2011년 7위에서 2019년 5위로 올라섰지만 미국(575개)과 중국(309개), 일본(223개) 등과의 차이는 여전히 컸다. 한경연은 한국 대표 기업의 시가총액이 동종 업계 해외기업에 비해 규모가 크게 작다며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기업 중 포브스 기준 시가총액 500위 안에 포함되는 기업은 단 3개사에 불과해 포브스 2000기업을 50개 이상 배출한 상위 9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작년 한국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 시가총액(2724억 달러)은 세계 1위 애플(9613억 달러)의 28.3%, 한국 자동차 업계 1위 현대자동차 시총(312억 달러)은 글로벌 최대 자동차 기업 도요타(1766억 달러)의 17.7% 수준에 머물렀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주력 제조업의 수익성이 낮고 신산업 분야에서도 글로벌 기업을 배출하지 못해 세계 무대에서 뒤처져 있다"며 "정부가 이번 위기를 계기로 규제, 노동, 세제의 3대 개혁에 나서 기업의 활력을 제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