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3월19일 비상경제회의 후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자료 제공 : 금융위원회)
문재인 대통령이 금융권 수장들과 첫 간담회를 가진 6일 오전 늦게 금융위원회가 은성수 위원장 명의의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지난달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가 열린 이후 정부 부처 장관이 이해 관계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서한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에서 금융권의 역할이 그 만큼 중요해졌다는 방증이다. 또한 은 위원장이 코로나19 극복에서 총대를 멘 것으로 해석된다.
은 위원장은 이날 공개서한에서 "일시적 유동성 문제로 기업이 도산하는 일은 막겠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통해 저신용등급 회사채를 매입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이 증권회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에 대해 대출을 지원할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채안펀드의 채권매입 대상이 아니라고 해서 해당기업을 포기하거나 지원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은 위원장은 항공업계에 대한 정부 차원의 종합지원 방침도 직접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관계부처, 정책금융기관 등과 함께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다각적·종합적 대안을 심도 있게 논의 중이다. 결론이 정해지는 대로 구체적 방안을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그간 두산중공업에 대한 자금지원 방안이나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자금 지원 방안에 대해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을 통해 입장을 밝혀온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한국은행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 것도 주목된다. 은 위원장은 '한국은행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을 던지면서 "한은법 제80조에 따라 비은행 금융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을 검토하기로 하는 등 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중앙은행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특정 기업의 어려움 등에 대해 직접 언급하기를 꺼려왔던 은 위원장은 공개서한에선 쌍용차의 정상화 해법에 대해 지원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주주·노사가 합심해 정상화 해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채권단 등도 쌍용차의 경영쇄신 노력, 자금사정 등 제반여건을 감안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