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작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방학 이사철이 지나면서 잠시 진정되긴 했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높아진 보유세 부담 등의 영향으로 다시 상승할지 주목된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작년 7월부터 매달 상승해 지난달 4억6070만원을 기록하며 4억6000만원대에 진입했다. 전국의 평균 전셋값도 작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한 차례도 빠짐없이 올랐다. KB리브온 월간주택가격 동향으로도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지난달 4억5061만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4억5000만원을 돌파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달 아파트 전셋값의 상승세로 아파트·단독주택·연립주택의 중위 전셋값이 2억83만원을 기록하며 1년 3개월 만에 2억원대 재진입했다.
정부가 12·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고가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로 눌러앉겠다는 사람이 많아졌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노린 청약 대기자도 늘면서 전세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학군 인기 지역인 대치동 일대에서는 강남 집값이 더 내려갈 수 있다며 전세로 버텨보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국감정원 통계로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9개월 만에 하락했지만 전셋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개포주공5단지 전용면적 61㎡ 매매가격은 지난 2월 초 17억7000만원까지 올랐다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이후인 같은 달 29일 17억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전세는 저층이 지난달 28일(4층)과 31일(2층) 잇달아 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성수기인 12월 31일 12층이 이 가격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시세가 오른 것이다.
올해 집주인들이 높아진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전세 비중이 늘고, 월세·반전세 비중은 줄고 있다.
전날까지 전·월세 확정일자를 기준으로 집계된 서울의 전세 비중은 12월 70.6%, 1월 71.5%, 2월 71.5%, 3월 74.6%로 증가세다.
반면 월세·준월세·준전세 계약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감소했다. 특히 계약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 준전세(반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는 비중이 12월 13.8%, 1월 11.1%, 2월 11.9%, 3월 10.0%로 하락세다.
서울의 전월세전환율도 한국감정원과 KB리브온 통계 모두 작년 중순부터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이 비율이 하락하면 집주인들의 월세 수입이 감소한다는 뜻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전월세전환율 하락은 시중금리가 낮아지고, 월세·반전세 공급 물량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공급이 부족한 전세 가격은 당분간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한동안 잠잠했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정부의 규제와 높아진 보유세 부담으로 다시 상승할 지 주목된다. 한 시민이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걸린 매물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