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감염자 5분의 1 수준 차지 10만명 넘긴 직후 불과 5일 걸려 "급속 확산 伊 모델과 유사" 분석 트럼프, 집중발병지역 예의주시 국내선 항공편 운항 중단 검토
브리핑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EPA=연합뉴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20만명을 돌파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전 세계 감염자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1일(현지시간) 오후 6시 4분(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21만3372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전날보다 2만5000여명 늘었다. 사망자 수는 4757명이다. CNN도 이날 오후 8시 10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수를 21만1691명으로, 사망자 수를 4751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수가 20만명을 돌파한 것은 1월 21일 미국에서 첫 환자가 나온 지 71일 만이다. 또 지난달 19일 1만 명을 넘긴 뒤 불과 13일 만에 감염자가 20배로 급증했다. 감염자가 10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되기까지는 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미국은 환자 수에서도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가 됐고, 중국(8만2361명)보다 감염자가 2배 이상 많아졌다.
이처럼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집중 발병 지역에 국내선 항공편 운항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과 마이애미를 사례로 들면서 "우리는 집중발병지역을 (대상으로) 분명히 들여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항공사의 모든 항공편을 멈추는 것은 매우 매우 힘든 결정"이라며 "일단 그렇게 하면 (관련)산업을 짓누르게 되는 것이다. 꽤 이른 시일 내에 (결정을) 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철도 운행에 대해서도 "비슷한 것이고 우리나라의 미래라는 관점에 있어 매우 매우 큰 결정"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어제 말했듯이 어려운 날들이 미국 앞에 놓여 있다. 몇 주가 될 것인데, 지금부터 며칠 내로 시작될 것이고 끔찍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미국의 발병 추세가 이탈리아와 가장 비슷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유럽 내 최다 발병국인 이탈리아는 현지 시간으로 1일 오후 6시 현재 누적 확진자 수 11만574명, 누적 사망자 수 1만3155명이다.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총괄책임자인 펜스 부통령의 언급은 그만큼 미국 내 코로나19 충격파가 향후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미 당국의 엄중한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미 언론들은 "이탈리아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심각한 상황을 반영하는 암울한 언급"이라고 보도했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이탈리아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세계적인 진앙의 하나"라며 보건 당국자들이 지난 수주간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그와 같은 경로를 걷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고 전했다.
실제 미 공중보건위생을 책임지는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지난달 16일 "지금 이 나라는 중대한 변곡점이자 국가로서 선택의 갈림길에 있다"며 "한국의 방향으로 가길 원하는가. 그래서 매우 공격적으로 돼서 사망률을 낮추고 싶은가. 아니면 이탈리아의 방향으로 가기를 원하는가"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추정을 보면 우리는 이탈리아가 될 모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대응을 잘한다면 한국이 될 모든 희망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는 9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코로나19 환자의 증가를 이끌면서 감염자가 조만간 100만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일 오전 4시 39분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93만6170명이다. 사망자 수는 4만7249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