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명 양성… 집단감염 우려
3700명 가량 괌서 격리할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에 승선한 5000명 승조원 중 절반 정도가 하선할 예정이며, 이미 1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나왔다고 미 해군 관계자가 1일(현지시간) 밝혔다. 하선한 승조원들은 괌의 여러 시설 및 호텔에 나눠 머물게 된다.

토머스 모들리 미 해군장관 대행은 이날 루스벨트호에서 1000명 정도의 승조원이 하선했으며, 2700명 정도를 수일 내에 하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항모에서 모든 승조원을 빼낼 수도, 빼내지도 않을 것"이라며, 항공모함의 중요한 시스템의 가동을 유지하기 위해 나머지 승조원은 계속 배에 남아 있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모들리 대행은 승조원들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과 93명이 양성 판정을, 593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루스벨트호의 브렛 크로지어 함장은 최근 상부에 승조원들을 구해달라고 간절히 호소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이 미 언론에 공개되면서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크로지어 함장은 "전시가 아니다. 승조원들이 죽을 필요는 없다. 우리가 지금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의 가장 믿을 수 있는 자산을 적절히 돌보는 데 실패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며 대책을 촉구했다.

모들리 대행은 크로지어 함장이 징계를 받게 되는지에 대한 질문이 여러 차례 나오자 "누가 서한을 언론에 유출했는지 모른다. 함장이 그랬다면 규정 위반일 수 있다"면서 우려를 전달하는 서한을 상부에 보낸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모들리 대행은 루스벨트호가 얼마나 오래 임무에서 벗어나는지를 언급하진 않았다. 그러나 승조원들이 14일간 격리된다면 루스벨트호가 몇주는 임무를 하지 못할 수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아시아에선 항모의 배치가 중국 등의 견제에 있어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또다른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에서도 약간의 코로나19 양성 사례가 있다고 CNN은 미 국방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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