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일 새벽 0시 5분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마트. 인적이 드물어지면서 포근해진 낮 기온과 달리 새벽 바람이 더욱 차갑게 느껴지는 시간, 갑자기 마트의 문이 열리고 찬바람과 함께 한 인물이 들어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파란색 바탕에 흰색으로 '이낙연 1 이낙연'이라고 쓰여 있는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마침 마트 안에는 노란색 점포를 입은 한 사내가 이 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후보는 사내를 보자, 함박웃음을 보이며 '덥석' 사내를 끌어안았다. 사내는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서 일명 '과식투쟁'을 하고 있는 알바 노조의 신정웅 위원장이다.

신 위원장의 손을 잡고 이 후보는 말했다. "여러분 신 위원장은 식당 문 닫지 말라고 과식 투쟁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새로운 날의 시작인 '0시', 코로나 19로 가장 힘들다는 골목상권의 현장에서 이 후보는 공식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 후보의 첫 메시지는 '희망'이었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 운동에서 '희망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를 드리고 싶다"며 "1일 경기 기흥에 있는 GC녹십자를 방문했더니 허은철 사장이 올해 하반기에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온다고, 세계에서 가장 빨리 치료제를 개발하고 싶다고, 할 수 있다고 하더라"면서 마트 대표와 신 위원장의 손을 굳게 잡았다.

이 마트에서 신 위원장을 만난 것도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코로나19를 이겨내자고 고통분담 차원에서 과식투쟁을 하고 있는 알바 노조와 함께 국민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싶은 이 후보의 마음이 담겨 있다.

마트 밖으로 자리를 옮긴 이 후보는 자신을 반가워하는 종로 주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인증샷' 선거운동을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이 후보는 특히 마스크 제조공장에서 일한다는 주민들을 우연히 만나자 "덕분에 마스크 수급이 많이 안정됐다"고 반갑고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새벽 선거운동을 끝낸 이 후보에게는 민주당의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역할이 주어졌다.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했던 이 후보는 곧바로 국회로 자리를 옮겨 민주당과 민주당의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더시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합동 출정식에 참석했다.

이 후보가 출정식에서 던진 화두 역시 '코로나19 국난 극복'이었다. 이 후보는 과식투쟁을 하는 알바 노조, 불우이웃돕기 돼지저금통을 채우려고 문을 열었다는 포장마차 노점상들의 사례를 들면서 "고통을 분담해주시는 약자들 있는 한, 코로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으로 굳게 믿는다"면서 "우리 국민은 그만한 저력이 있다. 코로나 전쟁에서 승리하는 기쁨을 국민 모두와 함께 나누고, 전쟁이 끝나는 날 한 뼘 더 큰 대한민국을 발견하게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했다. 이 후보는 덧붙여 "민주당은 코로나19 극난을 극복하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는데 집중하면서 총선을 치르겠다"며 "이번 선거는 일하는 사람을 뽑는 선거가 돼야 한다. 싸우는 일에 몰두하는 사람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출정식이 이후 국회에서 연달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금융노조와 만나 민주당 지지선언 및 정책협약식을 맺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큰 과제가 주어진 금융산업의 노동자 대표들이 민주당과 함께 변화의 시대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서 감사하다"며 "금융노조와의 합의가 모두 이행되도록 당 지도부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의 첫 거리유세 무대는 경복궁이었다. 오후 3시 국회를 출발해 종로로 돌아온 이 후보는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에 자리를 잡았다. 평일 낮 시간이라 인근을 지나다니는 주민들이 거의 없는 탓에 이 후보의 유세를 관심 있게 지켜본 유권자들은 30명 남짓에 불과했지만, 유세를 시작한 이 후보의 목소리에는 단단한 힘이 실렸다.

이 후보는 젊은 시절 종로와 맺은 인연을 전하면서 종로 주민들과 유대감을 쌓았다. 이 후보는 "저의 까마득한 청춘과, 그리고 바로 엊그제까지 일했던 총리실이 있는 곳이 종로"라며 "제 청춘의 꿈과 아픔, 그리고 총리를 하는 동안 제가 쌓은 경험과 지혜, 그 모든 것을 종로에 쏟아붓게 된 것을 무척 행복하게 생각한다"고 감성을 자극했다. 이 후보는 이어 "종로를 되살리는 것, 그래서 종로의 재도약을 이뤄내는 것, 그것이 제가 종로에 있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유세가 한참 이어지던 도중 한 유권자가 유세 차량으로 접근해 이 후보에게 막대 아이스크림을 하나 건넸다. 살짝 덥게 느껴질 정도로 따뜻한 봄기운이 돌았던 유세현장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이 후보를 격려하려는 마음이 엿보였다. 아이스크림을 받아든 이 후보는 더 기운을 내고 유세에 집중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못하는 일도 더러 있었고, 민주당도 때로는 못난 짓도 했다"며 "그 점에 대해 늘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 후보는 바로 "단, 지금 코로나19라는 위기 앞에서 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 몸부림을 치고 있다는 것만은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코로나19 라는 고통의 대국에서 한명도 낙오 없이 건널 수 있도록 이낙연이 종로구민에게 말씀드린다. 열심히 잘 하겠다"고 유세를 마쳤다. 김미경·임재섭기자 the13ook@dt.co.kr





이낙연 민주당 서울 종로 후보가 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앞에서 한 시민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민주당 서울 종로 후보가 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앞에서 한 시민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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